"이 돼지 너 나빠! 너 이제 내 동생 아니야."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알려 주는 그림책-
누구나 한번쯤은 강아지를 키워 보고 싶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나 놀 때나 잠을 잘 때에도 함께하는 강아지는 애완동물보다 가족에 더 가깝습니다. 요즘은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 애완동물을 사 주는 부모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스스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보살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생명을 가볍게 생각하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내동생 김점박》의 서니에게 점박이는 강아지가 아니라 잘 보살펴 줘야 하는 막내 동생입니다. 점박이가 서니네 집에 처음 온 날 서니는 점박이의 이름을 짓느라 언니들이 아끼는 스케치북을 두 개나 엉망으로 만듭니다. 삐뚤빼뚤, 서툴지만 온 정성을 다해 이름을 짓는 서니의 모습만 봐도 서니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날로 커가는 점박이가 부담스러워질 때쯤 옆집에서 준 작고 하얀 강아지는 서니의 마음을 빼앗아 버립니다. 어린 마음에도 점박이와 하얀 강아지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결국 엄마의 결정으로 점박이가 외할머니 댁으로 가게 됩니다. 서운해하는 서니와는 달리 점박이는 외할머니가 주는 밥을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점박이는 서니가 떠나자 무거운 개집을 끌면서 힘겹게 따라갑니다. 그제서야 서니는 얼굴이 밝아지며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내동생 김점박》은 그림만 봐도 서니와 점박이의 감정 표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과 외식하는 날, 서니는 어김없이 점박이의 몫도 챙깁니다. 하지만 놀러나간 점박이가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자 서니는 큰 소리로 열을 셉니다. 하지만 점박이는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점박이의 모습이 마지막까지 보이지 않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점박이가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해서 각자의 상상으로 각각의 결론을 만들어 내게 합니다.
이와 같이 서니와 점박이의 따뜻한 정을 담은 《내동생 김점박》은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 때마다 미소 짓게 합니다. 서니에게 공감대를 형성한 아이들은 서니와 점박이가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또한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늘 보살핌만 받아온 우리 아이들에게 점박이를 돌보는 서니의 모습을 통해 생명을 기르는 책임감을 알려 줍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과 정서적인 안정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연필과 수채 물감을 사용해 전반적으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주인공 서니의 노란색 원피스와 검정색 점박이 무늬로 주인공에 대한 주목성을 더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내동생 김점박》은 은은하면서도 새련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1년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아쉽게 절판된 《내동생 김점박》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의 그림책 100권에 선정, 프랑스 저작권이 수출되는 등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오다 2008년 2판으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왔습니다.
작은 씨앗이 톡 떨어졌어요. 씨앗이 쭉쭉 뿌리를 내리더니, 초록빛 싹이 쑤욱 고개를 내밀었어요! 작은 봉오리가 천천히 꽃잎을 벌리면 꽃향기가 나겠죠?
꽃밭에 문장부호가 숨어 있어요 작은 씨앗이 톡 떨어졌어요(.) 씨앗이 쭉쭉 뿌리를 내리더니(,) 어느덧 초록빛 싹이 쑤욱 고개를 내밀었어요(!) 작은 봉오리가 천천히 꽃잎을 벌리면 꽃향기가 나겠죠(?)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보랏빛 제비꽃이 얼굴을 내밉니다. 제비꽃은 키가 작아 쪼그려 앉아야만 자세히 볼 수 있지요.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바라보면, 꽃밭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문장부호를 찾을 수 있답니다. 동글동글 마침표를 닮은 씨앗, 쉼표를 닮은 애벌레, 느낌표를 닮은 번데기, 꽃자루 끝이 굽어 꼭 물음표를 닮은 제비꽃…. 제비꽃 씨앗이 떨어져 꽃피고 열매를 맺는 순간들을 섬세한 점묘화로 숨죽여 관찰하면서, 꽃밭 구석구석 숨어 있는 문장부호를 찾아보아요.
제비꽃과 개미의 아름다운 공생을 그린 그림책 제비꽃은 봄날 볕이 잘 드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길 옆이나 풀밭, 갈라진 시멘트 틈이나 돌담 틈 등 제비꽃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다리도 없는 씨앗이 어떻게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는 걸까요? 제비꽃은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해 개미의 힘을 빌립니다. 제비꽃이 개미가 좋아하는 하얀 알갱이를 씨앗에 붙여 놓으면, 개미들이 씨앗을 제 집으로 조심조심 옮기지요. 개미들이 하얀 알갱이만 쏙 떼먹고 씨앗을 버리면 그 자리마다 새싹이 움트고 새로운 제비꽃이 피어납니다. 제비꽃은 개미에게 영양분을 주고 개미는 제비꽃의 꽃을 새롭게 피워 주는 것이죠. 이 책은 이처럼 제비꽃과 개미가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가는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제비꽃의 한살이를 세밀한 점묘화로 보여주고,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글로 흥미롭게 들려줍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제비꽃 씨앗이 떨어져 어떻게 꽃을 피우는지, 개미가 어떻게 씨앗을 옮기는지, 어떤 나비들이 날아드는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비꽃과 개미의 아름다운 공생을 살펴보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의 땀과 수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점묘화 <문장부호> 의 그림은 점묘화로 그렸습니다. 붓으로 넓은 면을 칠하는 대신 작은 점을 하나하나 찍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품이 많이 들고, 점의 크기나 간격의 작은 차이에도 형태와 명암이 달라지기 때문에 펜 끝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고된 기법이지요. 나비의 솜털, 꽃잎의 주름까지 느껴지는 세밀한 점묘화에서 그런 작가의 땀과 수고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점 하나하나는 그저 점일 뿐이지만, 여럿이 모이면 씨앗이 되고, 꽃잎이 되고, 나비가 됩니다. 또 땅이 되고 하늘이 됩니다. 무수한 작은 점으로 사물과 풍경을 표현하는 점묘화는, 마치 독립적인 존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자연과도 닮았지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그림책입니다.
친구와 함께 신나게 밖에서 뛰어 노는 것도, 산으로 들로 나가서 자연과 더불어 노는 것도 모두 놀이입니다.
놀이는 노는 과정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노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지요.
논다는 건 뭘까? - 미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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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글) ㅣ 김진화(그림) ㅣ 미세기
논다는 건 뭘까요? 공부를 안 하는 걸까요? 아무것도 안 하는 걸까요? 재미있게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이것도 노는 걸까요? <논다는 건 뭘까?>는 김용택 시인이 ‘논다’는 게 뭔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책입니다. 친구와 함께 신나게 밖에서 뛰어 노는 것도, 산으로 들로 나가서 자연과 더불어 노는 것도 모두 놀이입니다. 놀이는 노는 과정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노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지요. 사람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그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어린이들의 놀이입니다.
함께 놀려면 서로의 생각을 고치고 바꿔야 해. 놀다 보면 어려움이 닥칠 수 있습니다. 함께 놀려고 모인 아이들의 의견이 다를 수 있지요. 김용택 시인은 말합니다. 먼저 나의 생각을 고치고 바꾸려 해 봐야 한다고요. 나만 옳다고 우기지 않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맞추는 것. 그것이 함께 놀기 위해 갖춰야 하는 마음이지요.
놀다 보면 힘이 쌓여. 이 힘이 중요해. 논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알게 되면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고, 아이들 안에는 힘이 쌓입니다. 이 힘으로 어려움을 만났을 때 새로운 길을 만들고 헤쳐 나가게 됩니다. 잘 노는 사람이 잘 산다는 말은 이런 뜻인가 봅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외쳤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신나게 놀아볼까?”
“조선 시대 우리 문학의 보고(寶庫), 《이조한문단편집》에 실린 소설을 그림책으로 만나다!”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풍자,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고전 속으로 《동전 구멍》은 책고래클래식 세 번째 그림책입니다. 조선 시대의 한문 단편을 모은 《이조한문단편집》에 실린 이야기 중 ‘환희’를 글과 그림으로 재구성한 것이지요.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동전을 쫓아갔다가 혼 구멍이 나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구조는 옛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동전 구멍》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 중기 익명의 작가가 쓴 우리 고전문학입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원작의 서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간결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하였지요. 여기에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듯 친근한 입말체로 풀어 써 글맛을 더했습니다. 현대적이면서도 동양화풍을 간직한 그림이 소담하면서도 친숙하게 느껴지지요. 짤막한 이야기이지만 《동전 구멍》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웃음과 재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갔는지, 관심거리가 무엇이었는지 당시 우리 조상들의 삶을 짐작해볼 수 있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돈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의 됨됨이는 똑같은가 봅니다. 욕심이란 부릴수록 커지고, 커진 다음에는 스스로 버리기 힘든 것이지요.
동전 구멍에 허리가 꼭 끼인 욕심쟁이 현씨 이야기 《이조한문단편집》은 조선 시대에 창작된 한문 단편을 엮은 책입니다. 《이조한문단편집》에는 구전되던 옛이야기가 작가의 손에 의해 재탄생한 것도 있고, 전에 없던 흥미로운 이야기도 실려 있어요. 각 작품은 당시의 세태나 백성들의 삶을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통해 드러냅니다. 문학적 가치를 넘어 역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전 구멍》은 그 중에서 ‘환희’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 현씨라는 탐욕스러운 역관이 있었습니다. 현씨는 통역일은 제쳐두고 재산을 모으는 데에만 열심이었지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꿀꺽꿀꺽. 남의 것이라도 가로채서는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원성이 점점 쌓여만 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청나라에 간 현씨가 신통한 도술을 부리는 노인을 만납니다. 도사가 부채를 휘두르니 꽃이 동전으로 변해 후두두 떨어지고, 동전을 바닥에 내리꽂으니 작은 동전이 수레바퀴만 해졌지요. 다시 도사가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자 바닥에 떨어져있던 동전이 새끼줄처럼 엮여서 동전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현씨는 동전 구멍 안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사의 말을 무시한 채 구멍 안으로 들어갔지요. 동전 구멍 안에는 온갖 귀한 물건이 가득했습니다. 현씨가 정신없이 그것을 챙기는데 도사의 벼락같은 호통이 떨어집니다. 겁이 난 현씨가 부랴부랴 구멍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점점 작아지는 구멍에 꼭 끼이는 신세가 되고 말았지요.
아이와 함께 처음 읽는 우리 고전 《동전 구멍》 이야기는 전통적인 우리 옛이야기의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악한 사람은 결국 낭패를 보게 되지요. 현씨가 겪게 되는 곤경은 익살스럽습니다. 동전 구멍에 허리가 끼인 채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쿡쿡’ 웃음 터뜨리게 되지요. 도사에게 뻔뻔하게 고함을 치며 대드는 장면에서는 얄밉다가도 캄캄한 동전 구멍 속에 갖혀 눈물을 철철 흘리는 대목에서는 왠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원래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으면서 글 작가는 현씨의 성격을 조금 더 강화했습니다. 그림작가는 그에 따라 인물을 그려내었고요. 도사 몰래 슬금슬금 동전 구멍 속으로 들어가려는 현씨의 표정과 몸짓, 도사의 부채질에 동전 구멍 속으로 빠지는 현씨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글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동전 구멍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지요. 우리나라 고전 중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특별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도 있지요. 아이와 함께 《동전 구멍》으로 우리 고전의 첫걸음을 떼 보는 것은 어떨까요.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뭐든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만연한 요즘, 《동전 구멍》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을 나눠보면 어떨까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인문 그림책 아이들의 일상은 질문으로 가득합니다. 궁금한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에 난감해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질문은 중요합니다. 질문이 생각을 이끌어 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인문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빠질 수 없는 ‘배운다’는 건 무엇인지, ‘생각한다’는 건 무엇인지, ‘행복하다’는 건 뭔지 묻고 생각을 넓히고 답을 찾아갑니다. 이런 질문들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만들어 나갑니다.
행복하다는 건 뭘까? 문을 여는 거야 행복은 작은 데서 옵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친구랑 사이 좋게 놀 때, 칭찬을 들을 때. 그렇게 마음이 즐겁고 기쁜 게 행복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방문을 닫아 버릴 때가 있습니다. 작가는 행복이란 멀리에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마음의 문을 열었고 함께 할 때 행복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상 속에서 서로 안아주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솔직하고 당당해진다면, 행복은 계속 커지는 거지요. 커다란 성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가 성문을 열었을 때 웃기 시작하고 행복이 시작된 것처럼요.
행복하다는 건 뭘까? 다시 시작하는 거야 자신을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들은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들일 수 있습니다. 달리기를 하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 열심히 공부했는데 시험을 못 봤을 때, 친구가 나를 오해했을 때 등이지요. 이럴 때 마법 같은 단어 ‘다시’가 있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행복하다는 건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요.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들을 툭툭 털고 일어나,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행복해지기
그래서 작가는 말합니다. 행복해지는 건 어렵지 않다고요.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을 일상 속에서 실천해 나가면 행복이 성큼 다가와 있을 거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의 키는 훌쩍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전래 동화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많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하는 이야기다.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팥죽 할멈을 잡아먹으려 하자 팥죽 할멈은 기지를 발휘해 동짓날 팥죽을 쒀 놓을 테니 그때 다시 와서 팥죽도 먹고 자신도 잡아먹으라며 호랑이를 달래 보내고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약속한 동짓날이 다가오고 말았고 팥죽 할멈은 다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소연 할 곳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팥죽 할멈은 슬퍼서 울기만 한다. 그 모습을 본 팥죽 할멈 집에 있던 알밤과 자라, 물지똥, 송곳, 맷돌이 딱하게 여기고는 힘을 모아 팥죽 할멈을 구하기로 한다. 결국 알밤과 자라, 물지똥, 송곳, 맷돌의 도움으로 팥죽 할멈은 호랑이를 물리치고 목숨을 구한다. 만약 2017년에 팥죽 할멈과 호랑이가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림책 《팥죽 할멈과 팥빙수》는 2017년에 쓰인 현대판 ‘팥죽 할멈과 호랑이’ 이야기다. 《팥죽 할멈과 팥빙수》에서 팥죽 할멈은 팥죽 가게를 혼자 운영하는 할머니로 등장하고 호랑이는 팥죽 가게 주인으로 등장한다. 팥죽 말고도 달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지금, 팥죽 할멈은 장사가 변변치 않아 가겟세를 제대로 내지 못해 건물 주인인 호랑이한테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다. 결국 팥죽 할멈은 꼼짝없이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걸까? 다행히 ‘팥죽 할멈과 호랑이’ 이야기에서처럼 《팥죽 할멈과 팥빙수》 속 팥죽 할멈에게도 도움을 줄 친구들이 있다. 바로 고양이와 개, 그리고 동네 슈퍼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빙수기 등이다. 고양이와 개, 빙수기 등은 팥죽 할멈과 힘을 모아 팥빙수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다. 과연 팥죽 할멈은 맛있는 팥빙수를 잘 팔아서 가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약자를 배려하고 서로 돕는 가치는 예나 지금이나 소중하다. 아이들과 함께 현대판 ‘팥죽 할멈과 호랑이’ 이야기인 《팥죽 할멈과 팥빙수》를 보며 약자를 배려하고 서로 돕는 마음을 함께 나누고 키워보는 건 어떨까? 전래 동화 《팥죽 할멈과 호랑이》와 2017년에 나온 《팥죽 할멈과 팥빙수》를 같이 살펴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