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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밤마다 아이 방에 찾아와 키를 키우는 깨비들이다. 깨비들은 아이들이 잠들었나 안 들었나 알 수 있는 소리통을 곁에 두고 잠을 잔다. 소리통에서 띠링띠링 하고 아이가 잠들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싸서 아이 방으로 간다. 아이 방으로 가는 길은 꽤 멀다.

우리는 어릴 때 키가 왜 그렇게 빨리 쑥쑥 자랐을까요?

"일찍 자야 키가 쑥쑥 큰단다!" 그러면서 자고 싶지도 않은 아이들을 이불 속에 넣고 자장가를 불러 줍니다.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늦게 자려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고, 이야기를 듣다가 오줌이 마렵다며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도 합니다. 불을 끄면 무섭다며 못끄게 하다가도, 또 너무 환하니까 잠이 안 온다

고 투정을 부립니다. 겨우겨우 잠이 들어서도 가만 있지를 못합니다. 잠든 지 몇십 분도 안 되어 뒹굴뒹굴 온 방안을 돌아다니지요. 원래 머리와 다리 자리가 바뀌는 건 기본이고요, 조금이라도 구겨질까 봐 애

지중지하던 인형을 엉덩이로 뭉개는가 하면, 옆에서 자고 있던 동생 얼굴을 이단 옆차기로 멋지게 한방 날려 버립니다. 침대에서 자는 아이들은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고도 세상 모르고 단잠을 즐기지요. 이렇게 하루이틀 지나고 닷새엿새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쑥쑥 자랍니다. 정말 신기한 일 아니에요? 그저 겨우 먹고 자고 놀았을 뿐인데 키도 크고 몸도 크다니요! 혹시 밤마다 누가 몰래 다녀가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겠어요?

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맞아요. 바로 이 녀석들 짓이랍니다. 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밤마다 아이 방에 찾아와 키를 키우는 깨비들이지요. 깨비들은 아이들이 잠들었나 안 들었나 알 수 있는 소리통을 곁에 두고 잠을 잡니다. 소리통에서 띠링띠링 하고 아이가 잠들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싸서 아이 방으로 가지요. 아이 방으로 가는 길은 꽤 멀어요. 책 속에 있는 지도 좀 보세요. 깨비네 집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잠투정 돌산과 꿀잠 꽃밭을 지납니다. 이곳을 지날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해요. 길을 걸어가다가도 잠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한참 더 가면 드르렁 개울이 나옵니다. 이곳에 있는 키 다리를 건너 소록소록 버섯숲을 지나 베개산아래에 있는 깊은잠 동굴까지 가야 해요. 참 먼 길을 걸어 왔어요.

이 깊은잠 동굴이 바로 아이 방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입니다. 깨비들은 동굴 안을 가득 메운 졸음 안개를 힘겹게 걷어내고 아이 방에 다다릅니다. 베개산을 빠져나온 깨비들은 아이가 잠들었나 안 들었나 살 펴본 다음 키 키우기 작업에 들어가지요. 어때요, 이제 아시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왜 하루가 다르게 키가 크는지를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