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화요란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5. 12. 17:48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여성을 꽃에 비유한다면 어떤 시기를 의미할까? 잔화요란은 꽃이 떨어지기 전 가장 아름답게 만개한 모습의 꽃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성에게는 어떤 시기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일까? 나의 삶에서도 꽃이 활짝 폈던 시절이 있었던가를 떠올려 본다. 결혼하기 전이 그래도 가장 빛나던 날들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한 《잔화요란》은 결혼 전후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 가지 시선으로 결혼에 대해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세 여성의 전혀 다른 결혼관을 통해서 현대 여성들의 파편적이고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비혼의 시대’, 결혼보다는 일을 선택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소설에 등장하는 세 여인도 행복한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보다는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문제들로 고민이 깊다. 이제 막 결혼을 하는 예비신부 리카, 그녀를 도와 결혼준비를 하는 두 여성 이즈미와 마키는 서예교실에서 만난 동료이다. 결혼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는 리카는 예비신부치고는 차분하고 조용하다.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다기보다는 어딘가 현실도피적인 느낌이 든다. 그녀에게는 말 못할 비밀이 있었는데, 상사 카와사기와 내연관계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카와사기의 아내 미츠코는 조카나 다름없는 케이치를 리카에게 소개하고 두 사람은 첫 만남 이후 결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게 된다. 리카는 카와사기와의 불륜을 통해 관계의 불안을 느껴왔고 케이치를 만나면서 결혼이라는 안정된 피난처를 택하게 된 것이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진 못하지만 사회에서 바라는 순종적인 여성상에 가장 가까운 여성이 바로 리카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인지 리카는 케이치가 결혼 전 서예교실 동료 마키와 섹스파트너였다는 사실을 알고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결혼이라는, 하나의 보호막이 필요했던 것이다. 



(위 이미지를 누르시면 전체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