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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배리 카우프만 ㅣ 캐롤린 그레고어(지은이) ㅣ 정미현(옮긴이) ㅣ 클레마지크


"창의적인 마음의 작동 원리에 관한 상세한 보고서" - <커커스 리뷰>
"창의성에 관한 이제까지의 연구 성과를 꼼꼼히 개괄한 이 책은 노련한 창작자에게도 유익할 지혜를 전해 준다. 창의성을 향상시킬 방법을 찾고 있던 독자라면 이 책에서 허다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뉴욕타임스>


'창의성(creativity)'이란 다분히 모호하고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산성'이나 급변하는 경제ㆍ문화 풍토에서의 '적응성'으로도 번역되는 등 하나의 바람직한 가치로서 경우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부여되곤 한다. 동시에 자의적으로 정의된 이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한 조언 중심의 자기계발서가 창의성 분야의 팔 할을 차지해 왔던 것이 현실이다.

한편 창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규정하려는 노력은 계속돼 왔다. 실제로 창의성에 관한 연구는 지난 십여 년 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196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말까지 발표된 창의성에 관한 심리학 연구 논문은 단 9,000 건에 불과했던 반면, 1999년에서 2009년까지 10년 동안 발표된 논문의 수는 무려 1만 건에 달한다.(p.41) 《창의성을 타고나다》는 현재까지 알려진 창의성에 관한 지식의 총합을 담은 책이다.

창조적 에너지와 뛰어난 성과, 자아실현의 가장 강력한 원천 한 가지는 바로 어떤 대상, 즉 자신의 꿈, 자신의 미래상과 사랑에 빠지는 것인 듯하다. 
- 창의성 연구가 E. 폴 토런스 (p. 73)


공저자인 스콧 배리 카우프만(Scott Barry Kaufman)은 인지심리학자로,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 '그릿(grit)' 이론으로 유명한 앤젤라 덕워스(Angela Duckworth)가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가르치며 대학 부설 긍정심리학센터 상상력연구소(Imagination Institute)를 이끌고 있다. 어린 시절 (귓병으로 인한 청각 문제를 교사가 오인한 탓에) 학습장애 판정을 받고 특수학급에 배정됐지만, 건강한 잠재성을 지닌 그가 제한적인 교육 환경에서 지루해 하는 것을 눈치 챈 9학년 담임교사의 도움으로 당당히 자신의 열정을 좇는 삶을 살기 시작한다. (가령, 그는 먼저 첼로에 흥미를 느껴 하루 8시간씩 연주 연습을 해 결국에는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에 이르고, 카네기멜론 대학교 인지과학 전공에 입학을 지원했다가 낙방하자 대신 오페라 전공으로 입학한 다음, 나중에 심리학과로 전공을 바꾸는 식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집요하게 좇는다.) 2009년 예일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래 지능을 재정의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춰 온 그는 국내에도 소개된 책 《불가능을 이겨낸 아이들(The Ungifted)》에서 개인적 목표를 추구하는 '참여(engagement)'라는 역량을 인간 지능의 중요한 동력으로 보는 새로운 지능 이론을 펼쳤다. 그의 두 번째 저서이기도 한도 《창의성을 타고나다》에서는 창의성이라는 개념을 심리학에서 어떻게 규명해 왔는지 그에 관한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 보인다.

책이 탄생한 계기는 또 다른 공저자인 저널리스트 캐롤린 그레고어(Carolyn Gregoire)가 집필한 기사였다. 지난 2015년 그레고어가 카우프만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허핑턴 포스트>에 기고한 기사 "대단히 창의적인 사람들이 보통사람들과 다른 18가지 특징(18 Things Highly Creative People Do Differently)"은 며칠 만에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창의성에 관한 최신 심리학 연구 결과를 이 책 《창의성을 타고나다》로 묶어 냈다.

나는 광대하며 내 안에는 다수(多數)가 존재한다. 
- 월트 휘트먼 (p.21)


흥미로운 것은, 책이 드러내는 창의적인 마음의 진실은 다름 아닌 수많은 역설과 복잡성이라는 점이다. "창작 과정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속성을 감안하면 창의적인 사람들의 마음 역시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p.24)라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고도로 창의적인 작업은 서로 다른 다양한 요소와 영향을 더없이 기발하거나 특이한 방식으로 뒤섞고, 그 각색의 상태와 특징, 행동들이 창의적인 사람의 마음속에서 서로 빈번히 충돌하며 창작 과정 전반에 걸쳐 상당한 내적 ?외적 긴장을 유발한다."(pp.24-25)

또 창의력이 두뇌의 우반구에 기인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연구 결과 드러난 것은 창의력이 뇌 전체의 산물이며, 특히 저자들이 "상상력 네트워크(imagination network)"(p.33)라고 부르는 지점 ― 개인적 의미 만들기, 심적 시뮬레이션, 타인의 관점을 추측할 수 있는 능력인 조망 수용(perspective taking)과 같은 과업에 활용되는 뇌 속 회로인 일명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 ― 에 의지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저자들은 유명한 문필가, 화가, 음악가를 비롯해 각계 혁신가들의 일화와 고백을 예로 들고 수많은 참고문헌과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활용하면서, 창의적인 마음에서 엿볼 수 있는 측면들을 총 열 가지 주제로 나누어 분석해 보인다. 그 열 가지는 열정, 상상력, 몽상, 고독, 직관, 경험에 대한 개방성, 마음챙김, 민감성, 내향성, 역경의 극복이며, 이 중 일부 혹은 전부의 조합이 어떻게 창의적인 사람들을 발군으로 만드는지를 제시한다. 

두려움이 삶을 지배하게 할 텐가, 아니면 호기심 가득한 아이처럼 경계석을 걷어차고 안전지대에서 훌쩍 뛰쳐나와 삶이 우리 앞에 펼쳐 준 것을 받아 안을 텐가. 
- 앨런 와츠 (p.171)


카우프만과 그레고어는 탐구에 대한 열의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창의적 성취를 가능케 하는 가장 본질적인 힘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이 "발명의 어머니"라고 표현하기도 한 도파민은 우리를 탐구로 내모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 영역 밖에서 예술적인 취미를 찾아 즐기거나 지적인 "교차훈련(cross-training)"에 참여하는 식으로 탐험을 계속한다. 창의성은 우리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신장된다. 전혀 새로운 문화나 환경에 뛰어드는 일이 아니더라도, 귀갓길을 바꾸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창의적인 삶에서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일과 놀이를 별개로 보지 않으며, 노력과 영감을 상반되는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놀이의 유희적 측면을 일에 녹여 낼 줄 아는 성인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한층 좋은 성과를 낸다. 성장기의 놀이는 창의성을 움트게 하는 중요한 자원이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은 놀이 속에서 상상력의 자유를 만끽할 기회를 많이 잃었다. 놀이만큼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열정이다. 열정적인 아이들은 창의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고, 특히 그 아이들의 깊은 호기심과 그들이 선택한 활동에 대한 사랑이 "조화로운 열정(harmonious passion)"일 때 더욱 그렇다. 창의적인 여정에는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지만, 자신의 창의적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장애물도 극복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아상을 갖고 있다면 그 꿈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몽상은 통상적으로 중요한 과제에서 정신을 분산시키는 부정적인 습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긍정적-건설적 공상(positive-constructive daydreaming)"이라 부를 수 있는 마음 방랑 상태는 미래에 대한 계획 수립과 자기 성찰, 타인에 대한 연민을 북돋기도 한다. 저자들은 몸이 아파서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는 날, 뜨거운 물줄기 속에서 생각에 잠기는 샤워, 자연 속을 유유히 걷는 산책의 미덕을 찬양하며, 그렇게 유유자적하는 시간이 창의적 통찰을 촉진시킨다고 말한다. 그런 활동들의 미덕은 부분적으로 그것이 고독한 활동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고독은 자기 발견과 정서적 성숙의 필수 요소이다. 창의성을 실행시키는 두뇌 네트워크가 가장 활발해지는 것도 역시 혼자 있을 때이다. 고독은 삶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우리 자신의 내적 통찰과 직관에 더 면밀히 귀 기울일 수 있게 해 준다. 

세상을 떠난 내 소중한 친구 레아 공주는 내게 이런 말을 해 주었지요. "너의 아픈 마음을 예술로 만들어라." 
- 제74회 골든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의 소감 중


창조 과정에서 몽상만큼 가치 있는 것은 그와는 대조적인 것, 바로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 안팎을 지나는 사상(事象)을 조용히 관조하는 마음챙김 상태에 들면, 우리는 삶에서 평소에는 놓치고 있었던 부분까지 훨씬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마음챙김 상태에 있을 때 상상력을 지원하는 두뇌 네트워크의 활동이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시험을 치르기 직전에 몇 분가량 짧은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험 성적이 향상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잠시 끄고 소셜미디어의 피드에서 주의를 돌리는 일이야말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초보적인 마음챙김 습관일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통상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 그들은 정서적 ?지적 ?신체적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이 예민한 기질이 촉매가 되어 그들의 창조성을 북돋는다. 냉혹한 환경에서 성장한 민감한 사람들은 그보다 둔감한 사람이라면 그랬을 것보다 자신의 성장 환경을 더 냉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통에 시달리는 예술가(tortured artist)'란 통념이라 할 만큼 흔히 일컬어지는 비유이다. 역경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거꾸로 그와 같은 자기표현이 역경으로 무너진 삶을 재건하고 그 비극적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찾아내기 위한 방책일 수도 있다.

세상은 대체로 창의성을 못마땅해 한다. 
- 아이작 아시모프 (p.287)


독창적인 창작 과정은 매우 비선형적으로 진행되고, 적잖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으며, 일견 맹목적인 실험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 같은 여정을 감행하는 창의적인 이들의 성격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수많은 역설의 총합인 경우가 많고, 그것이 창작 과정 중에 발현되며, 그 긴장을 해소하는 과정이 창의적 성과물을 빚어내는 힘일지 모른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어떤 역설도 긴장도 없는 삶은 창의적인 삶이 아니다. 창의성은 종종 고통에서 움트며,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려는 욕동에서 출현한다. 

교육과 예술, 과학계는 물론 산업과 경제, 문화 전반에서 '창의성'은 언제나 인기 있는 캐치프레이즈이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 창의적인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적잖은 용기와 끈기를 요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다수와 의견을 달리하는 "단 한 명의 소수자"가 되는 것, 고독과 고립, 조롱, 거부와 같은 대가를 치를 일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내하고 쉼 없이 노력한 데 대한 외적 보상도 꼭 있으리란 법이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오래 기다려야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우리가 창의성의 그 종잡을 수 없는 역설을 긍정하고 창의적인 삶의 방식을 받아들인다면, "우리 자신의 존재, 그리고 우리가 지닌 아름답고 인간적인 복잡다단함이라는 드넓은 지평을 향해 꽃처럼 만개할 수 있"으리라고 이야기한다.(p.307)

《창의성을 타고나다》의 저자들이 제시하는 10가지 습관을 실천한다면, 그는 곧 창작자일 것이다. 기실 우리 모두는 창의성을 타고났다. 우리는 선천적인 의미-만들기 기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객관적 우주 속에 주관적 의식을 부여하려 노력하며, 사람들에게 그에 관한 더 깊은 진실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창의성의 핵심일 것이다.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존재하게 하는 것. 우리는 누구나 그런 능력을 갖고 있으며 다만 그 수준만이 다를 뿐이다. 내로라하는 위인들처럼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정도의 천재성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창의성을 타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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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츠요(지은이) ㅣ 박귀영(옮긴이) ㅣ 콤마

살아가면서 만나는 무수한 ‘만약’을 통해
평범한 오늘이 내 인생 가장 특별한 날이 된다!


살면서 숱하게 상상하는 ‘만약’이라는 세상과 현실 속 평범한 일상을 담은 여섯 편의 단편소설집이다. 이미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어느 하나 버릴 작품이 없는 작가’로 통하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거머쥔 가쿠다 미쓰요.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1월 후지TV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 준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각각의 주인공은 결혼과 이혼, 불륜과 실연 등 인생의 크고 작은 충돌과 어긋남을 겪은 후 인생의 기로에 서서 만약의 자신을 상상한다. 만약에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지금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작가는 만약으로 반짝이는 환상이 아닌 현실에 충실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통해 평범한 오늘이 어쩌면 인생의 가장 특별한 날이란 걸 깨닫게 한다.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만약’에 관한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만약 그때 그랬다면, 나는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까?
평범한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이유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한다. ‘만약에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작품은 평범한 일상을 사는 여섯 주인공들이 ‘만약’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그리며 현실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 하루하루 묵묵히 살아가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혹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의 벽 앞에서 후회하는 주인공들은 과거 자신이 한 선택에 의심을 품는다.

만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_「또 하나의 인생」
만일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난 다른 사람이 되었을까?_「달이 웃는다」
만일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_「오늘도 무사 태평」
만일 그녀와 헤어지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_「주방 도라」
만일 그녀를 배려했다면, 나와 그녀의 인생이 달라졌을까?_「평범?
만일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았을까?_「어딘가에 있는 너에게?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하는 ‘만약’이라는 주문에 기대어 잠시나마 현실의 고통을 잊는 모습이 어쩐지 낯익다. 분명 몇 번을 다시 살아도 같은 선택을 했을 테지만, 그 순간마다 그들을 자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만약 그때'라는 마법의 주문을 더한다.
작가는 자꾸 뒤돌아보고 싶은 후회와 미련이 남는 삶이라도 지금 우리 앞에 주어진 현실을 꿋꿋하게 잘 버텨 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이 되기를, 어떤 큰 변화가 있는 인생이 아니라 아주아주 평범하게 하루하루 살아 주기를 바라면서. 

장르를 넘나드는 달콤한 상상,
그 속에서 일탈을 꿈꾸다


현실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꿈속에서 보고 며칠간 기분이 좋은 여자와 이미 한참 전에 헤어져 서먹한 사이가 되었음에도 그녀와의 결혼 생활을 상상하는 남자. 이 두 사람은 그 달콤한 상상만으로 잠깐의 일탈을 즐긴다. 또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나날 속에 찾아온 드라마틱한 사건에 휘말린 여자는 자신이 마치 탐정이라도 된 양 행동한다. 이렇게 단편 속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작가는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성실하게 묘사한다. 또한 표제작인 <평범>을 드라마로 프로듀싱한 후지TV의 오다 다이 씨는 ‘로맨스에서 서스펜스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서술과 농밀한 인물 묘사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 구성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필력에서만큼은 일본 제일의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에 매번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의 인생 변곡점을 오버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그릴 수 있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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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아 ㅣ 이혜림(지은이) ㅣ 지영이 ㅣ 안지혜 ㅣ 지문 ㅣ 이혁 ㅣ 박진주 ㅣ 좌승무(그림) ㅣ CMS영재교육연구소(감수) ㅣ 생각하는아이지

나누기(÷)가 세상을 연결한다!

‘나누기’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나눗셈’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수학에서 나누기는 덧셈, 뺄셈, 곱셈과 함께 사칙연산을 이룬다. 그런데 곰곰 생각하면 ‘나누다’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사용한다.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는 것도,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구분하여 분류하는 것도, 몫을 분배하는 것도 ‘나눈다’고 한다.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경제 활동, 즉 물건을 사고파는 것도 무언가를 나누는 일이다. 미생물은 쓰레기나 음식물 등을 분해하면서, 즉 나누면서 살아간다. 미생물의 이런 나누기 능력이 없다면, 지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사람이 음식물을 먹는 순간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음식물을 나누는 활동이 일어난다. 잘게 나뉘고 나서야 몸속에 영양분이 흡수된다. 이건 소화 과정이다. 
이 모든 나누기들을 다 만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혹 우리가 몰랐던 연결 지점을 발견할 수는 있지 않을까?

■ 수학을 잘한다고 해서 나누기도 잘할까?

모든 물질을 나누고 또 나누고 계속 나누다 보면 무엇이 남을까? 세상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진 걸까?


만약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원자의 존재를 여태 몰랐을지도 모른다. 사람이든 바위든 공기든 모든 물질을 나누고 나누면 마지막에는 원자가 남는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것을 찾았던 과학자들의 연구가 세상의 원천을 찾아냈다. 

똑같게 가르는 것만 나누기일까? 똑같이 나눌 수 없는 건 없을까? 

일상생활에서 몫을 분배할 때도 수학적 사고로 똑같이 나누는 일이 늘 가능할까? 젤리 12개가 있는데, 3명의 친구들과 똑같이 나누는 일은 가능하다. 그런데 유산으로 집과 땅과 집안 가보인 고려청자가 있는데, 삼남매가 이를 똑같이 나누는 일도 가능할까? 이 책에서는 유산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삼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똑같이 나눌 수 없는 나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누기의 다른 관점을 볼 수 있다. 

어려운 나눗셈, 오히려 유용한 도구가 될 수는 없을까?

수학에서 나누기는 다른 연산에 비해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누기를 더 쉽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져 버린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을 이용해 암호를 만든 사람들도 있다. 하나의 수를 두 개의 소인수로 분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암호에 적용한 것이다. 인터넷 뱅킹 등에 이용되는 RSA 암호가 그것이다. 수학 안에 갇혀 버릴 뻔한 나누기가 실제 생활에 이용된 것이다. 

■ 나누고 또 나눴는데 더 큰 세상을 만나다

이 책은 다른 관점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다른 것을 보고,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담고 만들어졌다. ‘나누기’ 하면 ÷만 떠오를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상적인 생각을 벗어나 우리와 좀 더 밀접한 곳에 있는 나누기를 찾아보고자 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아프지만 가난해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추운 겨울에 차가운 방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 혹은 전 재산을 이웃들에게 대가 없이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다. 가진 것을 나누고 나누면 더 작아질 것 같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더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한다. 
나누기의 세상도 마찬가지다. 모든 물질을 나누고 나누다가 원자를 발견했지만, 원자의 발견은 인류 과학 발전의 큰 성과였다. 수많은 정보를 나누고 나눠 분류를 했더니 빅데이터와 같은 가치 있는 정보가 만들어졌다. ‘나누다’라는 하나의 언어가 단지 말이나 수학으로만 머무르지 않았던 것은 이를 끊임없이 다르게 보고 우리 일상으로 끌어당긴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 아닐까. 

■ 지식을 융합하여 지혜를 만들다, 세상을 연결하는 지식 시리즈

󰡔나누기, 수학 책을 탈출하다󰡕는 ‘융합 교육 세대에게 필요한 창의적인 사고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세상을 연결하는 지식’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나누다’라는 하나의 단어가 갖는 여러 쓰임을 고민하다 다양한 지식을 연결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처럼 ‘세상을 연결하는 지식’ 시리즈는 지식을 연결하여 지혜롭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한다. 하나의 주제를 과목과 과목, 분야와 분야를 넘나들면서 형식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하는 사이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은 더욱 단단해지고, 동시에 더 넓게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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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돌 (지은이) ㅣ 노란돼지


★서울시교육청 추천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추천도서 
★(사)행복한아침독서 아침독서 추천도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추천도서
★소년동아 추천도서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우리가 알고 있던 화수분 같은 도깨비의 이미지는 잊어라! 
도깨비, 꼼짝마~! 이제부터 우리의 마을과 집안은 우리가 지킨다. 


"도깨비 살려!"에서는 방망이만 두드리면 모든 것을 해결했던 도깨비는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 민속 신앙의 주인공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새로운 모습이 조금은 놀랍습니다. 
그러나. 귀여운 악동이지만 1% 부족한 모습의 도깨비는 금방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고, 그 순간 우리는 많은 신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당산나무, 솟대, 장승, 조왕, 터주, 삼신, 성주, 업, 철융, 우마, 측, 수문, 용왕, 한 번 쯤은 들어봄직한 그들! 메밀묵 냄새에 이끌려 마을로 내려간 도깨비의 수난기를 통해 각 신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사람들과는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가는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물지도 같은 마을전체지도에 호기심이 동한 아이들은 독백형태로 구성된 첫 장면부터 낄낄대며 도깨비와 함께 마을여행을 시작합니다. 책을 보는 내내 아이들의 눈은 도깨비의 동선을 따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도깨비와 한 마음이 되어 놀라고 화내고 무서움에 떨기도 하다가, 똥 묻은 도깨비 장면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배꼽을 잡고 웃습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신들을 알게 됩니다. 결국 소개된 신들이 무섭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마을과 집안이 잘되기를 바라는 조상들의 간절함에서 만들어진 지혜의 산물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화형식을 빌어 도깨비의 어리석음까지 가볍게 짚어주는 센스,
화려한 색채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주인공들,
도깨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순서도,
도깨비가 이동한 경로를 한 눈에 보여주는 마을지도, 
백과사전처럼 가신과 동신을 정리한 정보면 등
스토리 이외의 볼거리도 풍성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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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주(지은이) ㅣ 김무연(그림) ㅣ 별숲

소녀들에게 선물하는 
사춘기 파티 초대장


별숲에서 출간한 송아주 동화작가의 《소녀 진달래의 사춘기 파티》는 이제 막 사춘기를 겪기 시작한 열두 살 소녀 진달래의 성장 과정을 열다섯 편의 짤막한 이야기로 담아낸 창작동화입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들만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알차게 담아내고 있어서, 초등 고학년 소녀들이 사춘기를 건강하게 보내도록 힘을 실어 줄 것입니다.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춘기라는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 소녀 진달래도 여느 소녀들처럼 몸과 마음의 변화가 시작되어 어른으로 성장하는 걸 힘들어합니다. 그러면서도 밝고 건강한 웃음을 잃지 않고 솔직하게 몸과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적응해 가는 과정이 소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것입니다. 특히 친한 여자 친구가 사춘기를 겪으며 느낀 속마음을 고스란히 들려주듯 담아내고 있어서, 소녀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고 따뜻하게 사춘기를 받아들이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녀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건 두렵거나 불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름다워지는 과정임을 다정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소녀 진달래는 사춘기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몸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때문에 하루 종일 신경 쓰이고, 남자아이들과 함께 같은 교실에서 성교육을 받는 게 끔찍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가슴에 멍울이 생기기 시작해서 아프고, 겨드랑이에 솜털이 난 걸 알고 깜짝 놀라며, 친구 보미가 첫 생리를 하는 걸 지켜보며 낯설어합니다. 조금씩 변해 가는 자신의 몸 때문에 진달래는 여러 가지로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진달래에게 사춘기는 이렇듯 불편하고 힘든 시기로 느껴지지만, 한편으로 가슴 설레고 즐거운 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부모님 방이 아닌 자기 방에서 혼자 잠을 잔 뒤 완벽한 자기만의 공간을 갖게 되고, 손톱에 반짝이는 매니큐어를 바르고 나자 공주가 된 듯해 가슴이 콩닥콩닥 뛰지요. 걸 그룹 언니들처럼 날씬해지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했다가 너무 배고파 고생하지만 친구들과 잊지 못할 우정을 쌓게 되고, 엄마가 골라 주는 옷과 헤어스타일 대신 자기 마음에 드는 대로 하려다가 엄마와 아웅다웅 다투기도 합니다. 또 길고양이들을 보호해 주려는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묘한 감정을 갖게 되지요. 사춘기로 인해 변해 가는 진달래의 모습을 보며 부모님도 때론 힘들어하지만, 아끼는 마음으로 사춘기를 함께 넘깁니다.
이렇듯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소녀라면 누구나 사춘기 때에 한번쯤 경험하기 마련인 사건들을 발랄하고 느낌으로 전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진달래처럼 소녀들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당당하고 멋진 언니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밝고 솔직한 소녀 진달래와 함께 소녀 여러분들도 사춘기를 잘 보내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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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다우드(지은이) ㅣ 조현실(옮긴이) ㅣ 문예출판사

콩쿠르상 최우수 신인상 수상작! 
프랑수아 모리악상 수상, 뉴욕 타임스 선정 2015 최고의 도서
2015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도서, 2015 타임 매거진 Top 10 도서
퍼블리셔스 위클리 올해의 도서,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도서 선정!

“《이방인》과 《뫼르소, 살인 사건》은 함께 읽어야만 하는 작품이다.” - 르몽드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된 문제작!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살인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뒤흔드는 문제작이 나왔다. 세계 3대 문학상인 콩쿠르상의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한 《뫼르소, 살인 사건(Meursault, contre-enquête)》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뫼르소, 살인 사건’이라는 제목과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 있네”로 시작하는 첫 문장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토대로 하고 있다. (《이방인》의 첫 문장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이다.) 

《뫼르소, 살인 사건》은 뫼르소, 즉 카뮈가 “다이아몬드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진 완벽한 언어”로 대변한 살인자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살해당한 한 사람’이 있었다는 시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으로 종교 재판인 파트와의 대상이 되기도 한 알제리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저자 카멜 다우드는, 카뮈와 뫼르소를 바꿔치기하는 기발한 왜곡과 “살인자의 말과 표현”을 이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한다. 또한 카뮈의 작품들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비극의 세기라고 일컬어지는 ‘20세기’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참회하고 난 후에야 다른 이를 심판하고 단죄할 수 있다는 점을 그린 《전락》의 나레이션 방식을 차용했다. 

1942년 출간된 이후 프랑스 문학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 《이방인》에 감히 문제 제기를 한 이 작품은 2013년 알제리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곧바로 프랑스를 포함,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출간되며 ‘뉴욕 타임스 선정 2015 최고의 도서’로 선정되는 등 널리 주목받고 있다.

작품 줄거리 
매일 저녁, 오랑의 한 바에서는 70대 후반의 한 늙은 남자가 술잔을 든 채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그는 바로 뫼르소에게 살해당한 ‘아랍인’의 동생 하룬이다. 자신의 범죄를 글로 써 ‘타인’이라는 제목을 붙여 출간한 뫼르소에 대한 분노와 형에 대한 연민은 하룬을 평생토록 지배해온 상처다. 하룬의 추임새를 통해서만 존재하는 청자는 짐작컨대, 《타인》에 관한 논문 준비를 하느라 자료 수집 차 멀리 프랑스에서 오랑까지 건너온 학생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를 늘 갈구해오던 노인은 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음으로써 ‘그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절박함으로 말을 시작한다. 목적은 단 한 가지, 권태와 눈부신 햇빛과 찝찔한 소금기 때문에 어처구니없이 살해된 형,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단지 ‘아랍인’으로만 남아 있는 형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무싸, 무싸, 무싸…….

“오늘은 좀 일찍 들어올게.” 평범한 짐꾼으로 일하던 형 무싸는 어느 날 아침 이 한 마디를 남긴 채 뫼르소의 작품 속에서 두 시간밖에 못 산 덧없는 존재, 살해당하고도 줄곧 오후 2시에 죽은 익명의 아랍인으로 잊혀진다. 뫼르소가 정교하게 다듬은 완벽한 언어에 세상 사람들은 살인자의 고독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며, 한껏 멋부린 언사로 위로를 보내기에 바쁘다. 뫼르소가 무료함 때문에 얼떨결에 쏴 죽였다는 사실 때문에 무싸는 순교자가 되지도 못한 채, 조사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시신마저 분실된다. 이후, 세상의 시간이 멈춰버린 엄마와 하룬은 뫼르소 살인 사건의 토막 기사를 읽고 또 읽으며, 사라진 무싸의 정보를 찾아다닌다. 엄마는 하룬에게 형의 환생이라는 의무를 떠맡기고, 하룬은 엄마의 커져가는 무싸에 대한 상상세계 속에서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낸다. 

뫼르소에 대한 증오에서 출발하여 그를 집요하게 분석하던 하룬은, 결국 자신이 뫼르소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뫼르소가 조국이 아닌 땅에서 고아처럼 떠도는 삶을 살았다면, 하룬은 죽은 형이 살아오기만을 바라는 엄마 곁에서 죽은 듯 지내야만 했다. 뫼르소가 대낮에 햇빛 아래에서 저지른 살인을 하룬 역시 한밤중에 달빛 아래에서 저지른다. 또한 뫼르소가 살인 자체보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죄인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하룬은 프랑스인을 죽였지만 죽인 시기가 알제리 독립 이전이 아니라 이후라는 점에서 비난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인이 하룬의 집으로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혹시 무싸 울드 엘 아싸스 씨의 가족 아니신가요?” 하룬은 그녀에게 첫눈에 빠지고 말지만 곧이어 증오의 감정도 일어나게 되는데…….

모두가 목격했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무싸의 죽음 
표면적으로, 알제리 작가 카멜 다우드의 소설 《뫼르소, 살인 사건》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전복시키는 이야기다. 뫼르소에 의해 이야기되는 1942년의 고전에서 ‘이름 없이’ 죽임을 당한 한 알제리인의 동생의 시각으로 ‘이름 없는’ 이 희생자는 더 이상 실존주의 드라마의 암호가 아니라, 슬퍼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애도를 받아야만 하는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뫼르소, 살인 사건》은 억울하게 잊혀져간 이에 대한 단순한 묵상을 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인들이 알제리인들에게 저지른 학살과 전 세계의 암묵적 침묵을 동시에 그려낸다. 작품 속에서 하룬의 어머니는 그에게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문할 것을 재촉하는데, 이는 무싸가 익명으로 죽어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무싸의 가족들은 죽은 이가 자신의 아들임을 증명할 길이 없었기에 순교자라는 지위마저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알제리 사회가 프랑스 식민주의의 손에 겪은 학살 사건의 재현을 암시한다. 전 세계가 타오르는 햇살 속에서 학살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알제리인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지 못한, 그리고 이제 살해당한 알제리인들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살인 사건 말이다. 

뫼르소의 분신 하룬, 그리고 끊임없이 생겨나는 익명의 이방인들 
하룬은 식민주의, 즉 수많은 프랑스의 ‘뫼르소들’이 남긴 유산과 그들의 아랍인의 삶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들춰낸다. 그러나 동시에 작가는 단순히 반(反)식민지적 우화를 그리는 것을 거부한다. 작가는 하룬을 통해 이야기의 후반부에서는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처한 상황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준다. 뫼르소가 눈부신 태양이 비치는 오후 2시에 살인을 저질렀듯, 하룬이 새벽 2시에 빛나는 달 아래에서 프랑스인을 살해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인 뫼르소’의 죄를 물려받게 된다. 이 에피소드는 1962년 7월 알제리 독립 후 오랑에서 일어난 알제리인들의 프랑스인과 프랑스 군복을 입고 민족해방군과 싸웠던 동족 아르키(Harki)들에 대한 피의 보복을 떠올리게 만든다. 양국의 언론과 정치인들은 이 잔악한 행위에 대해 수십년간 침묵을 지키며 역사의 시곗바늘 속에 묻는다. 그리고 1990년대 알제리는 이슬람교도들과 군사 정권 간의 내전을 반복하는 역사를 다시금 쓰며 또 다른 성격의 이방인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해방된 알제리에서 여전히 하룬과 그의 희생자, 프랑스의 제국주의자나 알제리의 민족주의자, 혹은 프랑스인이나 알제리인, 사람이 쓰거나 신이 쓴, 또는 뫼르소나 하룬 간의 이중성 사이에서의 논쟁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프란츠 파농은 그의 저서 《검은 피부 흰 가면》에서 “피식민자들이 그들의 의식과 일상에서 식민주의의 잔재를 걷어내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해방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해방되었더라도, 뫼르소의 또 다른 분신인 하룬이, 그리고 익명의 이방인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까닭일 것이며, 출간된 지 70여 년이 지난 카뮈의 《이방인》을 《뫼르소, 살인 사건》과 함께 다시 한 번 읽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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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글) ㅣ 김현(그림) ㅣ 노란돼지


★판권수출 (대만, 중국)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선정도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추천도서
★책꾸러기 추천도서 
★(사)행복한아침독서 책둥이 추천도서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배고픈 생쥐의 눈물겨운 사과 찾기!

열심히 땅을 파는 동안 사라진 사과. 
생쥐는 외모상 의심되는 몇몇 동물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내 사과 네가 먹었지?”라며 찾아 나선다.
그러나, 만나는 동물마다 각자 범인이 아님을 
신체적인 특징을 들어 설명한다.
질문과 대답하는 형식은 읽는 호기심은 물론 재미를 더해주고, 
논리적인 말하기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한다. 
또한 문장 없이 그림으로만 처리한 마지막 장면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신만의 결론과 비교하는 재미도 더하는 
열린 이야기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 참신함이 돋보인다.

-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과 특징만을 살린 간결한 그림
-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각 동물들의 특징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
- 아이들 마음대로 마무리가 달라질 수 있는 열린 이야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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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선 ㅣ 씽크스마트


임신부터 생후 3년 부모 자녀 성장기

예비아빠에서 아빠가 된 저자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전하는 에세이, 초보부모에게 필요한 필수정보, 기존 육아서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철학적 주제까지 다양한 측면을 함께 제공하는 특별한 아빠육아책이다. 임신부터 양육에 이르기까지 아빠의 필수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엄마가 주양육자일 때 아빠의 역할을 제시한 ‘엄마챙김 육아’ 이야기를 담았고 저자의 전공 분야인 심리학, 심리치료이론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곁들였다.
최근 주목받는 자연주의 출산을 소개하고 체험 후기를 수록하고 아이의 신체적·심리적 발달과 성장 과정의 특징을 담았다. ‘뱃속의 태아가 예비부모에게 질문을 한다’는 컨셉을 통해 태아와 예비부모가 정신적 교감을 나누면서 임신 기간부터 부모-자녀 관계의 질을 높일 기회를 제공하였다. 따뜻한 느낌의 고래가족 일러스트로 감수성이 예민한 산모의 감성을 긍정적 정서로 채우고 우울증은 감소시킬 수 있도록 지지하는 역할도 한다. 

부모되는 철학의 의미

매년 40여 만 명의 신생아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부부. 특히 그 중 22만 여 쌍은 첫 아이를 출산하는 한 살짜리 부모다. 이들에게는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기 전에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부모로서 존재할 것인지’ 자문하고 사유할 기회가 필요하다. 
잘 키우는 방법은 넘쳐나지만 정작 ‘무엇이 잘 키우는 것인가’에 대한 답이 세워지지 않고,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는 공부하지만 정작 ‘내가 어떤 부모로 존재할 것인가’는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가정 내 폭력과 학대, 방임이 사회문제의 중심으로 대두되며 부모 교육과 부모-자녀 관계, 건강한 가족 구현에 범사회적 관심이 모아지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은 초보 부모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요약하여 제공하는 한편, ‘부모 됨’에 대한 본질적 고찰과 새로운 관점을 제안해줄 것이다.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함께 나누는 행복 이야기

부모 노릇은 지구상에서 가장 힘들고 까다로우며 스트레스가 따른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의 마음과 의식과 영혼, 의미와 유대감에 대한 아이의 경험, 삶에서 아이가 터득하는 기술, 아이의 내밀한 감정 변화와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아이가 설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는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교육적 가치관을 정립하고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행복한 아이들, 행복한 부모, 행복한 가정 속에 미래를 꿈꾸며 성장시키는 것이 부모되는 철학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