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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헤밍웨이 단편선!

1927년 헤밍웨이가 엮은 원본 최초 완역 출간

자연주의적·폭력적 주제나 사건을 냉혹한 자세로 표현하는 하드보일드 문학을 상징하는 작가 헤밍웨이의 대표 단편선 《여자 없는 남자들》이 출간됐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영감을 받아 동명의 단편집을 낸 것으로도 유명한 이 책은, 헤밍웨이 자신이 1927년 단행본으로 엮어 출판한 《여자 없는 남자들(Men Without Women)》 원본 그대로를 최초 완역한 작품으로 의미가 깊다.

단편작가로서도 높이 평가받았던 그는 이 단편집에서 여자에게 초연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동시에 맞서 싸우며, 동성애에도 관심을 보이는 ‘여자 없는 남자들’을 그린다. 이것은 사실과 허구, 부드러움과 강인함, 죽음과 생명, 여자와 남자, 전쟁과 평화 사이의 갈등을 첨예하게 느끼며 예술적 조화를 모색하던 1920년대 헤밍웨이의 모습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남자들의 이야기만을 엮은 이 독특한 형식의 단편소설을 통해 헤밍웨이가 빚어낸 간결하고도 힘찬 단편문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 《여자 없는 남자들》인가?


이 책은 헤밍웨이가 1927년 10월 14일에 열네 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판한 《여자 없는 남자들(Men Without Women)》의 완역본이다. 헤밍웨이 단편집으로는 첫 번째 단편집인 《우리들의 시대에 (In Our Time)》(1924)와 마지막인 세 번째 단편집 《승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라(Winner Take Nothin)》(1933)의 가운데에 위치하는 아주 중요한 단편집이다. ‘여자 없는 남자들’만으로 엮은 구성이 독특할 뿐더러, 극한의 상황에 남자들을 몰아넣으며 삶의 허무 속에서도 자유의지와 의미 있는 선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이유를 밝히는 형식을 통해, 헤밍웨이 후기 대작인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의 태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헤밍웨이가 엮은 단편들은 이런저런 형태의 단편선집으로 편집되어 현재 국내 출판시장에 여러 권이 나와 있다. 그러나 기존 도서와 이 번역본의 차이점은 헤밍웨이의 여러 단편들 중에서 역자가 임의로 뽑아서 편집한 것이 아니라 1927년에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의 열네 편 전편을 있는 그대로 완역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 것은 단편집 형태 그대로, 즉 단편집에 들어 있는 순서대로 단편들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또 헤밍웨이의 문학을 이해하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헤밍웨이가 ‘불필요한 수식을 뺐으나 필요한 표현은 빠진 게 없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사실만을 쌓아올린 냉정하고 객관적인 간결문체를 정립시킨 작가인 만큼, 헤밍웨이의 대표작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번역한 이종인 번역가 역시 섬세한 손길을 통해 그의 문체를 재현하고자 정성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