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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 ㅣ 다온북스
“왜 이토록 아프고 처절한 상처들의 기록을 읽어야만 하는가?”
나를 진정으로 아프게 하는 것들,
내 안의 가장 깊은 상처와 마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인문적 성찰
인생의 공통점은 불행이다. 살면서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를 못 느껴본 사람은 있어도 자신이 불행하고, 지금이 바로 절망의 때임을 깨닫지 못해본 사람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리라는 위로도 허망하다. 세상은 어떤 식으로든 인생을 괴롭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세상살이를 거듭하는 동안에 여기저기 긁히고 뜯기고 쓰라린 상처가 생겨난다. 어떤 상처는 나를 더 단단한 인간으로 성장시키지만, 어떤 상처는 나를 꽁꽁 가둔 채 움츠러들게 만들 수도 있다.
외면하고, 피하고 싶고,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결국 상처에 얽매이게 만든다. 불편하고 아픈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만이 족쇄 같은 상처에서 벗어나 두려움 없이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나답게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상처의 인문학』은 여든일곱의 노(老)작가가 절망 속에서 헤맬 때, 묵묵히 곁을 지키며 아픔의 길을 함께 걸어온 작품과 그 작가들에 대한 기록이다.
문학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세상에 작가 김욱은 이 책을 통해 과연 문학이라는 예술이 존재하는 까닭이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네 척박한 인생살이에 어떤 변화를, 혹은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다. 그리하여 누구나 상처를 통해 스스로 자기 생을 구할 수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출구를 찾을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28편의 작품과 그들의 삶에서 건져올린 시련의 의미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는 마흔한 살의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데뷔했다. 신문사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며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소설을 완성했다. 하지만 신문사에서 허드렛일을 도맡는 잡부가 소설을 써서는 안 된다는 세상의 시선에 상처를 받고 자신에겐 처음부터 문학을 지망할 자격조차 없었다는 것인가, 절망하곤 했다. 작가 김유정은 말더듬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짝사랑하던 여자에게도 처참하게 차였다. 프란츠 카프카는 부유하고 잘난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발버둥쳐야만 했던 예민하고 소심한 아들이었다. 박완서는 엄마와 소설가라는 직업 사이에서 동분서주한 워킹맘 선배였다.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이들 모두는 자신의 열등감, 수치심, 치욕스러운 기억을 자양분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꾸려나갔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들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써내려간 작품의 메시지는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내 안의 상처, 늘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원인도 모르게 찾아오는 공허함과 불안함을 가장 정확하게 끄집어낸다. 문학이라는 거울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이것이 문학이 가진 치유의 힘이다.
여기에 어둡고 초라한 모습마저 감추지 않고 기꺼이 드러내는 작가 김욱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더해져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수정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이 바로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이다.
상처와 아픔이 없었던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느끼는 초조함, 사회와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외부의 압력, 부조리한 세계와의 충돌 속에서 불안과 고뇌, 좌절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자 비애일지 모른다. 지금 여기, 우리의 청춘만 아픈 것은 아니었다. 28편의 작품과 작가의 아픈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 김욱이 겪어냈던, 그리고 지금 우리 세대가 감내해야 하는 상처의 궤적이 동일하게 그려진다. 억압과 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의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인간은 상처를 통해 넘어지고 빼앗기고 좌절하는 데서 멈추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여기 소개된 작가들의 아픔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게 된다면 때론 공감하며, 때론 분노하고, 감동하며 상처를 넘어서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아픈 기억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한층 넓고 깊어진 시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상처의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 쓰여졌다. 넘어지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공간들, 빼앗긴 후에야 알게 되는 진실로 소중한 것들을 알려주고, 좌절이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음을 일깨운다. 작가 김욱을 거쳐 전해지는 이 담담한 희망의 메시지가 절망과 좌절과 포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오늘도 지쳐가는 청춘에게 작은 위로와 두근거림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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