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과 또 옹고집과 옹진이


가짜가 진짜가 되고, 진짜가 가짜가 되다!

고약한 심술에 남 잘되는 건 절대 못 보고, 저만 옳다 쇠고집으로 우기는 천하에 몹쓸 옹고집! 옹담창이라는 멀쩡한 이름을 두고도 옹고집이라 불리니 얼마나 못된 심술보를 가졌을꼬!

동냥 오는 거지에게는 “남의 귀한 곡식을 네 것처럼 여기는 심보를 가졌으니 너야말로 도둑놈이로다.” 하면서 사정없이 몽둥이찜질을 해서 내쫓고, 또 지나가는 사람이 좋은 옷을 입은 것 같으면, “저 옷은 내 옷인데……. 내가 아껴 입으려고 장롱 안에 넣어둔 그 옷이 분명하다니까.” 하고 머슴을 시켜 마구잡이로 발가벗긴단 말이지. 어허! 세상 누구 하나 좋다는 사람이 없으니, 아무리 많이 가졌대도 누구의 마음도 못 가진 이가 또 옹고집일세.


어디 이런 옹고집이 먼 과거 조선시대에만 있었을까? 손 안의 인터넷으로 정보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요즘 시대에도 현대판 옹고집들이 판을 치고 있구나!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도, 높은 빌딩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도 차고 넘치는 게 재물이지만 갈퀴로 낙엽 모으듯 박박 돈을 긁어모으려 하고, 하늘 아래 제가 제일 높을 줄 알고 누구에게든 안하무인일세!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세상 제일 값비싼 보석도 사람보다 귀하지 않다네.



“참된 재복은 가진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베풀 것이 많으니 나누고 또 나누어 함께 살고자 하는 것! 그 하늘의 뜻을 실천할 기회를 지닌 것이 바로 재복인 것을…….”

세상 제일 못된 옹고집을 따끔하게 혼낸 학 대사 말이 옳구나 옳아! 가진 것이 많으니 나눌 것도 많은 것이 진짜 재복이지! 암, 그렇고말고!    


우리 고전 《옹고집전》을 새로 써서 진정한 부와 나눔의 가치,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다


《옹고집전》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작자 미상의 한글 풍자 소설로, 판소리 열두 마당 중 하나였어요. 조선 후기, 화폐경제가 발달하면서 오직 부만 쫓고 인정을 저버린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에 대한 반감으로 나온 작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