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책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30. 12:03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겁이 많고 다부지지 못해서, 생애 첫 친구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다. 어머니는 소꿉놀이하는 동네 또래들 속에 나를 앉히고는 빨간 벽돌로 고춧가루 곱게 빻아 주며 로비를 하셨다. 처음. 시작.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땀나게 하는 단어들이다. 어쩌면 매일의 오늘이 처음이니 날마다 긴장한 채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속도에 놀라고, 부족한 처세에 마음이 허기질 때면 나는 동화를 읽었다. 동화란 나에게 세상의 치타 질주를 펭귄 걸음으로 쫓다가 발목이 욱신거릴 때면 눕게 되는, 광목에 풀 먹여 홑겹으로 시친 이부자리 같은 것이다.


오랜 동화 읽기는 자연스럽게 ‘동화를 쓰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7년 전 어느 날 나는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기와 쓰기는 달랐다. 오랜 친구 같던 동화가 막상 쓰기 시작하자 새 학기 처음 만난 옆자리 동무처럼 낯설었다. 많이 읽으면, 많이 쓸 수 있고, 좋은 동화를 읽으면, 좋은 동화를 쓸 수 있다는 말을 공식처럼 믿었지만, 공식은 공식일 뿐 실전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도움이 된 건 친구들이었다. 정기적으로 만나 합평을 하고,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동시를 읊어 주는 친구들에게 위로 받으며 지난한 시간을 함께 버텼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피워낸 이야기꽃이 세상 밖에서 사람들과 만나기를 소망한다. 2016년 봄, 나에게도 오랜 소망의 기회가 찾아왔다. 나의 첫 책 <고릴라 미용실>의 출판 제의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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