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간을 그 자체로 느끼지 못한다. 공간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시간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의 저자 이현균은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보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역사지리 답사라 말한다.
그의 말을 듣고 흔적의 의미를 생각한다. 역사는 계속 상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기에 어떤 면에서는 공허한 반면 지리 답사는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저자에 의하면 답사는 두 가지로 나뉜다. 책에서 본 내용을 확인하는 것과 장소 자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접하는 것이다.
문화를 인간이 자연에 변화를 주는 것, 인간이 자연에 어떻게 그리고 왜 손을 댔는지를 찾는 문제로 설명한다.(12, 13 페이지) 문화사는 결국 왕조사, 시대사, 연대기별 역사 해석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 수단이 될 것이다. 답사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가 하는 말에 귀기울이는 것이다.(15 페이지)
답사의 첫 걸음은 스스로 답사 경로를 짜는 것이다. 권장하는 답사는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간을 발견하는 방식이다. 답사하는 과정에서 현대부터 거슬러 올라가 고대까지 자연스럽게 접하는 방식이다.(16 페이지)
저자는 개별 장소보다 도시나 지역 전체를 조망하는 경로를 짜볼 것을 추천한다. 전체를 조망한 후에는 지역의 범위를 나누어 소규모 지역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산을 중심으로 한 답사, 하천을 따라 걷는 답사,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 답사를 추천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도성을 쌓은 기준에 대해 서술된 부분이 있다. 조선 초 한양 정도(定都) 후 어디에 성곽을 쌓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터에 어느 겨울날 눈이 녹은 쪽과 녹지 않은 쪽이 선명하게 나눠진 것을 보고 그것을 하늘의 계시로 보고 그 경계를 따라 성을 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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