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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숙 (지은이) ㅣ 서울셀렉션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기억해야 할 우리 현대사
파독 광부와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떠난 2만여 명의 젊은이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사건과 인물들을 쉽게 잊곤 한다. 1960년대 이른바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로 떠난 광부와 간호사들도 그 중 일부다. 이제는 거꾸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땅을 찾는 요즘, 어린 세대들에게 ‘파독 근로자’라는 말은 생소하기만 하다. 당사자들에게는 엊그제 같은 일이 벌써 반 세기가 지났고, 교과서에 한두 줄로 실려있을 뿐이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이들의 존재가 다시금 주목 받았지만, 짧은 영상만으로 당시 파독 근로자들의 피와 땀, 눈물로 얼룩진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글뤽 아우프: 독일로 간 광부》는 잊혀져 가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청소년 소설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막장인생을 딛고 청소년들의 미래를 밝히는 교육자로 거듭난
권이종 교수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 소설


소설 속 주인공 상우는 두메산골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자리를 찾아 서독행 비행기를 탄다. 언제 죽음이 닥칠 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막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도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며 독일어 사전을 펼치는 상우는 실제 인물을 모델로 했다. 바로 파독 광부 출신 권이종 교수다. 권 교수는 1964년 광부로 독일에 갔다가 아헨공과대 사범대학에 입학한 첫 외국인이 되었다. 한국을 떠난 지 16년 만인 1979년 교육학 박사가 되어 귀국한 그는 국내 최초로 평생교육개론, 청소년교육개론 등을 썼으며 한국교원대 교수와 한국청소년개발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ADRF 아프리카 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장으로 또 다른 지역 어린이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일을 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 특히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청소년 역사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 온 문영숙 작가는 파독 근로자에 관한 자료조사 중 우연히 권 교수를 동네 이웃으로 만나게 되었다. 필연과도 같은 이 만남을 계기로 권 교수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탄생했다. 폐에 쌓인 석탄분진을 빼내기 위해 광부들이 사용하는 코담배, 돌덩어리와 석탄 파편을 맞아 생긴 상처 위에 석탄가루가 달라붙어 생기는 석탄문신, 탄광 내 갖가지 사고 등 막장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권 교수의 경험담이 반영된 것이다.

“꿈을 꾸는 건 돈이 드는 일도 아니니까. 마음마저 가난하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검은 땀과 검은 눈물로 가득한 청춘의 고군분투기


권 교수의 삶을 모델로 하면서 《글뤽 아우프: 독일로 간 광부》는 단지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이겨낼 꿈과 희망을 길어내고자 한다.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도 겨우 마쳤지만 독일 대학생을 꿈꾸는 주인공 상우, 철 없이 살다가 막장을 경험하고 난생 처음 인생계획을 세우는 황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사회복지사를 준비하는 야무진 간호사 미경. 고된 현실 속에서도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반 세기가 지난 현재 젊은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청년 실업은 여전하고, 미래는 불투명하며,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동료의 죽음 앞에서, 석탄 가루로 범벅이 된 검은 빵을 삼키면서도, 안전모에 달린 작은 플래시 하나로 어둠을 밝히며 앞으로 나아간다. “꿈을 꾸는 건 돈이 드는 일도 아니니까. 마음마저 가난하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는 상우의 말은 현실적인 울림을 갖는다. 실업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났던 평범한 젊은이들은 그렇게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채운 주인공들이 되었다. 

제목의 ‘글뤽 아우프(Gluck Auf)’는 ‘지상에서 만나자’는 뜻의 독일 광부들의 인사다.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탄광에서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스스로에게 글뤽 아우프라고 외치며 현실을 헤쳐나갈 꿈과 용기를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권 교수가 추천사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이 책이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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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숙 (지은이) ㅣ 서울셀렉션

출신, 국경, 언어의 벽을 넘어 큰 꿈을 펼친 러시아의 한국인 최재형
힘과 재력을 갖춘 사업가이자,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실천가였고, 
마침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그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건네는 도전과 용기,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메시지

빅토르 최, 빅토르 안이 있기 전에 ‘표트르 최’가 있었다


1980년대 러시아 젊은이들의 영웅이었던 전설적인 록가수 빅토르 최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 국가대표 빅토르 안(안현수), 두 사람은 조국인 한국보다 러시아에서 더 빛나는 이름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보다 100년도 훨씬 앞서 러시아에서 이름을 알린 한국인이 있었다. 바로 표트르 세메노비츠 최, 한국 이름 최재형이다. 어린 시절 가난을 피해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이주한 그는, 항일의병부대에 숙식과 무기를 제공할 만한 힘과 재력을 가진 사업가이자 독립운동가였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여러 차례 훈장을 받고 황제의 대관식에 초대받을 정도로 러시아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리더였다. 러시아의 고려인이주 150주년, 최재형 서거 94년이 되는 올해, 낯선 땅에서 역경을 딛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 최재형의 삶을 어린이/청소년 소설로 그려낸 <독립운동가 최재형>이 출간되었다. 

노비의 아들에서 러시아 사업가로, 항일 독립운동가로 
최재형이 있기에 가능했던 안중근의 하얼빈의거


1860년 함경도 노비의 아들로 태어나 아홉 살에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재형은 계속되는 가난에 시달리다 열한 살에 집을 나온다. 러시아 선장 부부의 눈에 띄어 친아들처럼 키워진 그는 러시아어뿐 아니라 문학, 역사, 과학 등 서양 학문을 두루 배우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세계일주를 하며 견문을 넓혔다. 헐벗고 굶주린 조선 노비의 아들에서 외국어 실력과 사업수완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한 최재형은 농사밖에 모르던 한인들을 이끌어 가며 제정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등 여러 사업에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사업에서 번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학교를 세워 배움의 기회를 주는 등 러시아 한인들의 삶에 희망의 횃불을 밝혔다. 그리고 서른넷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인 최초로 러시아 도헌(우리나라의 군수에 해당)에 선출되었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최재형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을사늑약, 한일강제병합 등 조국 대한제국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연해주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의병들을 규합하여 두만강 일대를 누비며 일본군과 싸웠다. 이때 함께 했던 의병 중 하나이며, 최재형이 발행한 항일민족신문 <대동공보>의 통신원이 바로 안중근이었다. 국외 항일운동은 최재형이라는 든든한 후원자의 뒷받침 덕분에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와 같은 결실을 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최재형을 재무총장으로 추대했으나, 그는 이듬 해 1920년 일본군의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최재형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고자 러시아로 떠났고,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라며 아들을 러시아 학교의 첫 조선인 학생으로 입학시켰다. 아버지의 바램대로 최재형은 출신, 국경, 언어의 벽을 넘어 한국과 러시아 양국의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거인이 되었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한인사회의 리더로, 독립운동가로, 그는 자신의 꿈과 신념을 좇아 쉬지 않고 달렸으며, 주변 한인들을 돌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조국과 동포를 위해 난로처럼 따뜻한 삶을 산 그를 ‘최 페치카(러시아식 벽난로)’라고 불렀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최재형의 큰 꿈을 향한 도전과 용기,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실천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에 이어 고려인 1세대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

저자 문영숙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을 주로 써 왔고, 특히 <에네껜 아이들>(2009)과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2012)을 통해 코리안 디아스포라로 살아야 했던 동포들의 삶을 조명한 바 있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이 1930년대 후반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게 된 17만여 명 고려인들의 고난과 역경을 그렸다면, 이번에 출간된 <독립운동가 최재형>은 고려인의 러시아 이주가 시작된 1860년대부터 최재형이 순국한 1920년까지 1세대 고려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이 두 권을 묶으면 거의 100여 년 간 러시아 한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배경인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는 국내외 정세가 복잡하게 얽혀 있던 시기였다. 최재형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러일전쟁과 을미사변, 헤이그 특사 파견, 1차 세계대전, 파리 강화회의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안중근, 이준, 이상설, 이범진, 박영효, 홍범도 등 다양한 역사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최재형의 주요 행적과 역사적 사건을 모아 부록으로 연표를 마련했다. 사진도 함께 실려 있어 소설 속 사건들이 실제 역사의 한 순간들이었음을 생생하게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는 학습효과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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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숙 (지은이) ㅣ 서울셀렉션


하얼빈에 울려 퍼진 네 발의 총성과 세 번의 외침 “코레아 우라!”

안중근이 바란 것은 단지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만이 아니었다.
“내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광범위한 사료와 전문 연구자의 고증, 작가의 역사적 상상력으로 완성된 안중근의 삶과 사상에 관한 다큐멘터리 팩션
◆ 문영숙 작가의 전작 《독립운동가 최재형》과 함께 대한제국 말 연해주 독립운동가들
의 투쟁과 하얼빈 의거의 진실을 총체적으로 조명
◆ 순국 107주년을 맞는 올해,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안중근의 동양평화 사상과 아직 지켜지지 못한 유언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대한제국 초대총감이었던 일본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다음해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지만, 대부분 독자들은 여전히 하얼빈 의거라는 영웅적 행위만 기억할 뿐, 안중근의 진짜 얼굴에 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서른둘의 짧은 인생이었기에 더욱 강렬했던 그의 삶과 사상, 투쟁의 기록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은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고와 재판 기록,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급변하는 정세와 인물들에 관한 광범위한 자료를 씨실과 날실로 삼아 저자의 역사적 상상력으로 촘촘하게 짠 다큐멘터리 팩션이다. 
작가 문영숙은 안중근의 삶과 의거, 이후의 재판 과정과 순국하기까지의 과정을 엄밀한 사실 자료들로 하나씩 규명해 가면서 역사적 진실에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주인공인 안중근의 생각과 입장뿐 아니라, 러일전쟁 후 심각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만나 동청철도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제정러시아의 현실, 동양 평화를 거짓으로 내세우며 동북아시아를 집어삼키려던 이토 히로부미의 야심, 러시아 조차지에서 벌어진 일임에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에게 책임을 떠넘긴 러시아의 회피, 안중근을 국제법으로 재판하지 않고 한낱 개인 증오 범죄로 치부하며 재판을 조작한 일본 법정의 저열함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낱낱이 파헤쳐 재구성하였다. 
안중근의 진짜 얼굴에 다가갈수록, 그의 삶과 투쟁이 왜 불멸의 생명력을 지녔는지, 그의 사상이 오늘날에도 동양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깊이 느끼게 된다.

평화주의자 안중근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 다큐멘터리 팩션


안중근의 진짜 얼굴을 만나기 위해서 세 개의 퍼즐 조각이 필요하다. 첫 번째 퍼즐은 러시아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과 안중근의 관계이다.
이 책은 우선 안중근의 의거 기록에서 비어 있던 퍼즐 조각인 러시아에서의 안중근 행적을 추적한다. 그 퍼즐의 중심에는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과 독립운동단체인 동의회가 있다. 안중근은 동의회 의병부대 우영장으로 일본군과 치열하게 전투하고, 의거를 성공시켰다. 이 퍼즐 조각은 안중근이 연해주 항일 독립운동 세력의 궤멸을 막고자 심문과 재판 과정 내내 목숨 걸고 사수했던 비밀이기도 하다. 
작가가 이전에 내놓은 책 《독립운동가 최재형》과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대한제국 말기 러시아 연해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안중근 하얼빈 의거의 숨겨진 진실 등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내가 대한국 의군 참모중장이라고 강조한 이상, 총지휘관의 이름을 반드시 말해야 했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위로는 한국의 황제가 총지휘관이겠지만, 내가 활동했던 러시아 연추에서의 총지휘관은 바로 최재형이었다. 그는 동의회를 조직하고 대한국 의군을 창설하여 의병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무기를 조달해 주었다. 내가 총지휘관을 최재형이라고 말하는 순간,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독립군 자체가 위기에 빠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한국의 독립을 위해 조직된 동의회가 위태로워지고 독립운동의 뿌리가 흔들릴 것이었다.(188쪽)

안중근을 이해하는 두 번째 퍼즐 조각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쏘았을까’를 푸는 것이다.
이 퍼즐 조각은 심문과 재판 내내 안중근이 주장한 ‘만국공법에 따른 국제재판’과 그의 평화 사상과 연결된다. 하얼빈 의거 이후, 안중근은 “내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이토 히로부미의 제거가 아니라 이토와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침략 전쟁을 막고, 한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실현하는 것이 의거의 진정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중근은 국제법에 따른 국제 재판이 아닌, 일본 법정에서 일본인 판사와 검사, 변호사에 둘러싸여 일본의 각본에 따른 불법 재판을 받았다. 심문과 재판을 받으며 안중근이 벌인 또 다른 전쟁을 통해 그의 평화주의 사상과 조국 독립을 위한 한없는 헌신을 만나게 된다. 

내 거사가 성공해서 이토 히로부미가 죽었으니, 내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내 목표는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을 없애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토 히로부미가 교묘한 속임수로 한국에 저지른 죄상을 세상에 알리고, 일본의 간교한 한국 침략 계획을 바로잡을 생각이었다. 대한제국을 열강의 폭풍 앞에서 지키고, 전쟁이 없는 동양 평화를 실현하는 것이 내 최종 목표였다. 나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한 것이었다.(77쪽)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는, 이토가 살아 있는 한 동양 평화는 계속 어지러울 것이고 한국과 일본은 서로 증오할 것이기에, 한국의 의병 중장 자격으로 처단한 것이다. 그러니 나를 적국인 일본의 포로로 인정해야 하며, 만국공법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내 바람은 앞으로 한국과 일본이 더 친밀해지고 평화로운 사이가 되어, 세계만방에 모범이 되기를 희망한다.(202쪽)

세 번째 퍼즐 조각은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이다. 유언이 지켜지지 않은 채 안중근의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중근은 사형 선고를 받은 후, 항소를 거부하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국제 법정이 아닌, 일본 법정에서의 항소 재판은 목숨을 구걸하는 것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뜻 역시 그러하였다. 어머니는 단호하게 말씀했다.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아들아.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네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한국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215쪽)

그 후 안중근은 동생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이 유언은 오늘날까지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안중근의 시신이 묻힌 하얼빈 공원이 항일 투쟁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지 그를 내어주지 않고 비밀스럽게 매장했다. 지금까지도 안중근의 유해가 있는 장소를 숨기고 있으며, 안중근의 옥중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와 《동양평화론》 원본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중근의 투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 107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대로 그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오고, 진정한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

너희는 내 마지막 유언을 꼭 지켜주기 바란다. 내가 죽은 뒤에 내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나라가 주권을 되찾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는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내 말을 전하거라. 각각 나라의 책임을 지고, 백성으로서 의무를 다하며,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라고 일러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228쪽)

청소년 역사소설 전문작가 문영숙

문영숙은 《검은 바다》, 《에네껜 아이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등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청소년 역사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으며, 최근에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의 참상을 총체적으로 다룬 청소년 소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를 발표했다. 
2014년,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의 일대기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쓰면서 안중근 의사와 최재형이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항일독립운동사에서 불가분의 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격동하는 구한말 동북아 정세와 안중근 의사의 사상에 관해 심도 있게 배우고, 중국의 하얼빈과 뤼순에서 그의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안중근 의사에 매료되었다. 안중근 의사는 근본적으로 평화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항일 전선에서 싸우고,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것은 이토가 우리 민족의 평화와 독립을 강제로 침탈하고 동양 평화를 교란한 평화의 파괴자였기 때문이었다.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은 청소년을 주요 독자로 한 소설이어서, 안중근 의사가 살았던 시대의 용어와 어투들을 현대적으로 바꾸었다.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와 신문에 발표된 글들, 옥중에서 쓴 문서 등도 뜻을 알기 쉽게 윤문하였다. 부록으로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담은 지도와 연보, 사진 등을 두어 소설의 역사적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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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숙(지은이)ㅣ서울셀렉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총체적으로 다룬 청소년 소설

◆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기존의 청소년 소설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사실적 접근

◆ <검은 바다>, <에네껜 아이들>,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쓴 청소년 역사소설 전문작가 문영숙의 신작

◆ 중국 네이멍구, 상하이에서 필리핀 레이테 섬까지, 고향을 떠나 낯선 땅으로 끌려 다니며 꽃다운 몸과 마음을 짓밟힌 소녀들의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얼마나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그들이 왜 어떻게 위안부가 되었으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이 점령했던 다양한 지역에 세워진 위안소에서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광복 이후 일상으로 복귀한 그들의 삶은 어떠했는지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게다가 사건의 민감한 성격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는 데는 더욱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 주제를 다룬 아동, 청소년 소설들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기억하고자 했지만, 피해와 고통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구체적으로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단지 그런 사건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그 실상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한일 정부 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진정한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실상을 있는 그대로, 총체적으로 다룬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의 출간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문영숙의 또 한 편의 역사소설

치유될 수 없는 상처, 일본군 '위안부'를 말하다

오랫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어왔지만 선뜻 글로 풀어낼 수 없었던 문영숙 작가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일본 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의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그는 1999년과 2015년 두 차례 평양에 체류하며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을 취재하여 그들의 증언과 그들의 몸에 새겨진 상흔을 글과 사진으로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기록했다. 일본인으로서 자국 군대가 저지른 만행을 세상에 폭로한 이토 다카시의 용기에 고무된 문영숙은 다시는 이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상흔을 가감 없이 전하는 책을 쓰기로 했다. 성적으로 학대당했을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대우 받지 못한 가장 끔찍한 전쟁 피해자였던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힘겹게 토해져 나온다. 멈췄다가 다시 이어쓰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미뤄온 숙제를 하듯 써내려간 것이 바로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이다. 

문영숙은 앞서 <검은 바다>, <에네껜 아이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등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청소년 역사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으며,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소설의 각 장 말미에 해당 내용과 연관된 짤막한 역사 읽기 자료를 덧붙였다. 작품의 리얼리티를 강화함과 동시에, 소설 속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을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짐승들과 괴물들에 날마다 짓밟혀도

우리는 스러지지 않고 살아남아 꽃이 되었습니다

제목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는 역사의 잔혹한 채찍 아래 상처 받고 짓이겨진 꽃봉오리였던 주인공 춘자 할머니가 딸과 손녀를 통해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행복을 마침내 피워낼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작가의 말처럼, 살아계시거나 이미 돌아가신 모든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음 생에는 못다 피운 소녀의 꿈을 활짝 펼치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