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한들, 수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겐 꼭 한번 소개하고 싶은 책.



거리 소년의 신발 / 이성주 / 씨드북


비전을 발견하고 디자인하라 / 이창현 / 다연


쓰르라미 별이 뜨는 밤 / 김수빈 / 바람의아이들


수학, 영화관에 가다 / 버카드 폴스터, 마티 로스 / 컬처룩


미술, 세상을 바꾸다 / 이태호 / 미술문화


하루하루의 물리학 / 이기진 / 시공사


나에 관한 연구 / 안나 회그룬드 / 우리학교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

꿈북맘 2017. 3. 19. 23:01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초등학교 신입생 자녀를 둔 우리 꿈북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가 보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과연 초등학교에서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정이림 ㅣ 신지영 ㅣ 바람의아이들


첫 학교생활이 설레고 긴장되는 1학년 아이들을 응원하며

새로운 시작에는 늘 긴장과 설렘이 함께 합니다. 아직 아기인 것만 같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때가 오면,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런 저런 준비들을 하게 되지요. 입학통지서, 실내화, 공책 등 준비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아이의 마음입니다. 처음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가 학교 규칙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는 잘 어울릴까,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달래기도 하고, 짐짓 엄하게 “1학년!” 하고 수식어를 붙여 보기도 합니다.


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참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학교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분명 긴장되고 떨리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대신 학교에 가 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모든 것이 낯선 아이들을 위하여 첫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다독여 주는 것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을 거예요.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는 제목으로도 추측해 볼 수 있듯이 1학년에 막 입학한 신입생 송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긴장하고 눈물이 고인 듯한 앞표지 송이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1학년이 되는 아이들을 위하여 1학년 학교생활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이 책은 1학년 아이들의 마음의 결에 꼭 맞는 송이의 이야기를 비교적 적은 글과 아기자기하고 풍성한 그림을 통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입학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응원과 위로를 해 주는 1학년을 위한 1학년이 꼭 만나보았으면 하는 책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꼭 담아내어 사랑스러운 작품

이 작품은 아이의 개성과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 냈습니다. 송이는 자신보다 먼저 학교에 쌩하니 가 버리는 오빠를 보며 울음을 터뜨리고, 유치원에 8세 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주일 동안 학교 둘러보기를 하며 선생님이 알려 주시는 대로 차례대로 줄 서기, 차례대로 화장실 가기, 차례대로 줄 서서 물 먹으러 가기 등을 해내고 학교의 규칙들에 대해서도 차츰 배워나갑니다. 어느 날은 “학교 너무 시시해.” 하고 엄마에게 제법 거드름을 피울 여유도 생기지요.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게 뚝딱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송이도 이내 학교에서 작은 시련(?)들을 겪게 됩니다. 선생님은 늘 짝꿍과 손잡기를 시키시는데 놀이터에서 논 후 짝꿍 태영이의 손이 너무 더러워서 송이는 잡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것을 모르고 씩씩한 태영이는 송이의 손을 꼭 잡아 손을 빼려던 송이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답니다. 학교에서 각기 다른 성향과 표현 방법을 가진 아이들이 만나고 함께 생활해 보게 되는 것을 작품은 잘 담아내고 있어요. 자신과는 또 다른 태영이의 행동방식 때문에 송이에게 태영이는 ‘우리 반에서 가장 나쁜 애’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송이가 엉덩방아를 찧은 사건은 수업 시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것보다 큰일은 아니었어요. 송이는 수업시간 아무도 없는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무서웠지만, 옷에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씩씩하게 화장실로 향합니다. 규칙대로 ‘화장실에 갑니다’ 목걸이를 걸고 조용히 다녀오는데 성공한 것이지요. 그런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송이처럼 복도에 나와 있던 태영이를 따라 다시 교실에 들어갔는데, 교실에는 3반 아이들이 아닌 전부 모르는 아이들만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태영이 옆에도 다른 아이가 앉아 있으니 송이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놀라운 반전이 있는 이야기의 전말을 알게 된다면 교실에서 엉엉 울음을 터뜨린 송이의 마음을 독자 분들도 모두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송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던 태영이 따뜻한 마음씨에 대해서도요!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는 바람의아이들이 저학년을 위해 펴내는 도서 시리즈인 돌개바람 중에서도 1학년만을 위한 도서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를 위해 글밥 있는 책을 권해 주고 싶지만, 저학년을 위한 기존의 도서들이 버거울까 염려되는 분들에게 참 반가울 만한 작품이지요. 적은 양의 글과 어우러지는 아기자기하고 풍부한 그림들로 학교생활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거예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소중한 작품이랍니다.


'꿈북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이야기입니다  (0) 2017.06.07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  (0) 2017.04.18
나도 할 말이 있어!  (0) 2017.04.05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0) 2017.03.28
선생님도 1학년  (0) 2017.03.21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첫 학교생활이 설레고 긴장되는 1학년 아이들을 응원하며

새로운 시작에는 늘 긴장과 설렘이 함께 합니다. 아직 아기인 것만 같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때가 오면,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런 저런 준비들을 하게 되지요. 입학통지서, 실내화, 공책 등 준비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아이의 마음입니다. 처음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가 학교 규칙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는 잘 어울릴까,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달래기도 하고, 짐짓 엄하게 “1학년!” 하고 수식어를 붙여 보기도 합니다.


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참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학교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분명 긴장되고 떨리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대신 학교에 가 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모든 것이 낯선 아이들을 위하여 첫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 주고 다독여 주는 것만큼 큰 힘이 되는 것은 없을 거예요.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는 제목으로도 추측해 볼 수 있듯이 1학년에 막 입학한 신입생 송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긴장하고 눈물이 고인 듯한 앞표지 송이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1학년이 되는 아이들을 위하여 1학년 학교생활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이 책은 1학년 아이들의 마음의 결에 꼭 맞는 송이의 이야기를 비교적 적은 글과 아기자기하고 풍성한 그림을 통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입학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응원과 위로를 해 주는 1학년을 위한 1학년이 꼭 만나보았으면 하는 책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꼭 담아내어 사랑스러운 작품

이 작품은 아이의 개성과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 냈습니다. 송이는 자신보다 먼저 학교에 쌩하니 가 버리는 오빠를 보며 울음을 터뜨리고, 유치원에 8세 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주일 동안 학교 둘러보기를 하며 선생님이 알려 주시는 대로 차례대로 줄 서기, 차례대로 화장실 가기, 차례대로 줄 서서 물 먹으러 가기 등을 해내고 학교의 규칙들에 대해서도 차츰 배워나갑니다. 어느 날은 “학교 너무 시시해.” 하고 엄마에게 제법 거드름을 피울 여유도 생기지요.


그렇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게 뚝딱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송이도 이내 학교에서 작은 시련(?)들을 겪게 됩니다. 선생님은 늘 짝꿍과 손잡기를 시키시는데 놀이터에서 논 후 짝꿍 태영이의 손이 너무 더러워서 송이는 잡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것을 모르고 씩씩한 태영이는 송이의 손을 꼭 잡아 손을 빼려던 송이는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답니다. 학교에서 각기 다른 성향과 표현 방법을 가진 아이들이 만나고 함께 생활해 보게 되는 것을 작품은 잘 담아내고 있어요. 자신과는 또 다른 태영이의 행동방식 때문에 송이에게 태영이는 ‘우리 반에서 가장 나쁜 애’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송이가 엉덩방아를 찧은 사건은 수업 시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 것보다 큰일은 아니었어요. 송이는 수업시간 아무도 없는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무서웠지만, 옷에다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씩씩하게 화장실로 향합니다. 규칙대로 ‘화장실에 갑니다’ 목걸이를 걸고 조용히 다녀오는데 성공한 것이지요. 그런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송이처럼 복도에 나와 있던 태영이를 따라 다시 교실에 들어갔는데, 교실에는 3반 아이들이 아닌 전부 모르는 아이들만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태영이 옆에도 다른 아이가 앉아 있으니 송이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놀라운 반전이 있는 이야기의 전말을 알게 된다면 교실에서 엉엉 울음을 터뜨린 송이의 마음을 독자 분들도 모두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송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던 태영이 따뜻한 마음씨에 대해서도요!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는 바람의아이들이 저학년을 위해 펴내는 도서 시리즈인 돌개바람 중에서도 1학년만을 위한 도서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를 위해 글밥 있는 책을 권해 주고 싶지만, 저학년을 위한 기존의 도서들이 버거울까 염려되는 분들에게 참 반가울 만한 작품이지요. 적은 양의 글과 어우러지는 아기자기하고 풍부한 그림들로 학교생활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될 거예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소중한 작품이랍니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토리 카드북을 감상할 수 있어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지은이)ㅣ일론 비클란드(그림)ㅣ바람의아이들


말괄량이 삐삐를 비롯해서 개구쟁이 에밀, 허풍선이 카알손, 산적의 딸 로냐 등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주인공들을 창조해낸 린드그렌의 새로운 그림책. 이 책은 스웨덴의 특별한 부활절 풍습과 더불어, 토라지고 화를 냈다가 의기양양해하고, 뿌듯해하고 조마조마해하다가 기뻐하는 등 로타의 다양한 감정변화가 재미있는 그림책이에요.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동화작가, 동화의 교과서 등 최고의 수식어가 붙는 작가 린드그렌! 그녀의 원고, 기사, 영상자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생생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돋보이는 저자의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우연히 떠난 리사벳의 모험,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

디타와 리사벳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바 있는 "마디타", "마디타와 리사벳" 시리즈에 등장했던 귀염둥이 자매로, 언제나 별나고 엉뚱한 장난으로 명성이 높다. 그런데 이번엔 언제나 앞에서 일을 벌이고 말썽을 일으켜 리사벳의 부러움을 사던 마디타가 감기로 앓아눕고 말았다. 그래서 잔뜩 골난 마디타는 집에 남겨두고 리사벳 혼자만 하녀인 알바 언니를 따라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선물가게로 간다. 그리고 알바 언니가 잠깐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 사이 리사벳에게는 엄청난 모험이 펼쳐진다.


그림책이니만큼 좀 더 어린 리사벳한테 기회를 준 것이겠지만, 꼬마라고 리사벳을 얕봐서는 안 된다. 리사벳에게도 언니 못지않은 장난기와 용기, 강단이 있으니까. 장난삼아 모르는 사람의 썰매에 몰래 올라탄 리사벳. 곧 썰매가 멈추면 뛰어내릴 작정이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썰매는 씽씽 달리기만 하고 시내를 벗어나 숲길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마을 몇 개를 지나고 만다. 게다가 리사벳의 소리를 듣고 썰매를 멈춘 아저씨는 길가에 리사벳을 내려놓은 채 그대로 가버리고 만다.

 세상에, 나쁜 아저씨 같으니라구!

모든 엄마들이 깜짝 놀라고 머릿속이 아뜩해질 만한 상황. 당연히 리사벳도 당황스럽고 겁에 질린다. 엉엉 울면서 “엄마 이리 좀 와!”라고 소리치지만 멀리 있는 엄마가 올 리 없고, 인적 없는 숲 속에 눈은 펑펑 내리고……. 도무지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 리사벳은 어쨌든 걷기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작은 집에 들러서 외양간에서 한숨 자기도 하고, 눈밭에서 눈집을 지어볼까 고민하기도 하고 기진맥진할 무렵, 마침내 썰매 한 대가 다가온다. 냉큼 달려나가 소리치는 리사벳. “나도 태워 주세요!” 세상에 나쁜 사람이 있다면 좋은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법, 친절한 부부의 호의로 리사벳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어른들이 모두 리사벳을 찾으러 나가고 집에 혼자 있던 마디타는 리사벳이 보고 싶어서 울고 있다가, 기적처럼 리사벳이 나타나자 꼭 껴안아준다. 

“넌 정말 말썽꾸러기야. 그래도 난 네가 정말 예뻐!” 

꼬마 리사벳은 가슴 철렁할 상황에 처했어도 용기를 잃지 않고 당당한 태도를 유지하는데, 그런 마음가짐은 가족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것들이다. 덕분에 리사벳의 모험이 무사히 끝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는 마디타와 리사벳의 이야기가 늘 그렇듯, 이 조그맣고 귀여운 자매들이 서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드러날 때 더욱 빛이 난다. 둘은 화해하기 위해 토라지고, 애틋하게 만나기 위해 길을 잃어버리는 거나 마찬가지고, 실은 그 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는 놀이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래서 언니와 여동생, 단 둘뿐인 자매는 단짝 친구이기도 하고 동료이기도 하고 전우이기도 하다. 엄마 아빠도 들어올 수 없는 둘만의 세계를 따로 갖고 있다고 할까? 밤늦게 슬픔에 잠겨 돌아온 엄마 아빠가 잠들어 있는 두 딸을 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눈물을 흘릴 때도, “침대에 아이가 하나 있는 것과 둘이 있는 건 엄청 다르니까요.” 하고 이야기 끝을 맺을 때도, 그 모든 상황을 든든히 받쳐주는 것은 마디타와 리사벳의 끈끈한 관계인 것이다. 리사벳이 단독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이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인 까닭도 거기 있을 것이다. 아무려나, 형제가 없는 아이라면 무척 배가 아플 그림책. 그리고 “어른 말 안 듣고 장난치면 큰일 난다”는 교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와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는 서로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언니 오빠가 있는 아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동생들의 감성을 근사하게 그려내고 있어 두 권을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그림책이다. 여기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단짝 일론 비클란드가 그린 일러스트는 그림책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보다 풍부하고 밀도 있는 색감과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또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다. 그림책이긴 해도 꽤 넉넉한 분량의 이야기라 천천히 글을 읽어가며 그 속도에 맞춰 느긋하게 그림을 감상해도 좋을 것 같다.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된 작가의 새 출판본을 읽는다는 건 꽤 감격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그 작가가 린드그렌이라면야!




(위 이미지를 클릭해보세오 -사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 

바야흐로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대목이자 누구나 마음이 너그러워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크리스마스! 그래서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장식을 내걸어 분위기를 띄우고 말썽꾸러기들은 돌연 고분고분해지며 엄마 아빠는 산타 할아버지인 척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어딘가에서 선물을 사오는 줄로 알고, 산타 할아버지를 재벌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건 다 산타 할아버지가 놓고 간 선물이 텔레비전 광고에서 보았던 바로 그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레고나 뽀로로나 콩순이를 선물하다니, 혹시 장난감 회사와 협력 관계라도 맺은 것일까?

[믿기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 44가지]는 산타 할아버지와 장난감 회사의 커넥션을 결코 의심할 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일명 ‘크리스마스 선물 카탈로그’다. 장난감 회사 같은 곳에서는 절대로 ‘제조’해 낼 수 없는 진짜 멋진 선물 목록으로, 평생 회전목마를 탈 수 있는 표라거나 웃기는 말을 해주는 앵무새, 아래층으로 단숨에 내려올 수 있는 미끄럼봉 같은 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사탕이 열리는 진짜 나무라든가 색깔로 날씨를 알려주는 반지, 어떤 벽에나 다 맞는 비밀 통로 정도는 되어야 흠~ 하고 놀란 척이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이 선물 카탈로그에는 워낙 다양한 선물들이 엄선되어 있어서 취향별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울 보기를 즐기는 아이라면 진짜 꽃으로 만든 드레스랑 보석, 인형에게 갈아입힐 수 있는 온갖 나라의 드레스 1000벌을 선물하면 되고, 모험을 떠나고 싶은 아이라면 타고 다닐 수 있는 엄청 큰 개(등 위에 올라타려면 사다리 필수!)나 야생 동물들이 있는 거대한 정원으로 통하는 옷장을 주는 게 좋겠다. 그리고 밤을 유난히 무서워한다거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있다면 괴물들을 잡아먹는 침대맡 탁자나 매일 아침 학교에 데려다 주는 해적선(우락부락하지만 착한 해적들 다수 포함)을 선물하자. 이뿐 아니다. 이 카탈로그에는 엄마들이 환영할 만한 선물들도 들어 있다. 어질러진 방을 치워주는 로봇이나 무슨 음식이든 사탕맛이 나게 만드는 물약 같은 건 분명 아이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할 품목이다.

밑도 끝도 없는 상상력의 폭발! 

산타 클로스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놓은 자료를 보면, 산타클로스는 루돌프 185만 마리가 끄는 2만5천 톤 무게의 썰매를 타고 시속 3,920,000km정도의 속도로 이동해야 한단다. 대체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 감도 못 잡겠지만, 어쨌든 산타 클로스의 신화가 가능하려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천둥소리를 내며 날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딸랑달랑 방울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유유자적 날아가는 산타 할아버지를 상상해 온 사람들한테는 좀 황당하기도 할 텐데, 산타 클로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반증이라고나 할까? 

사실은 과학적 사고 운운도 필요없다. 산타 클로스와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어린아이의 마음이라고 해서 양처럼 순하고 토끼처럼 귀엽고 예쁜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드레스 1000벌을 바랄 만큼 허영에 들떠 있기도 하고 생쥐들이 옵션으로 딸려 있는 ‘손에 안 묻는 물감’을 원할 만큼 게으른 데다 소원 하나씩을 빌 수 있는 요술 도토리가 가득한 자루를 바랄 만큼 속셈이 빤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이들은 기본도 한계도 없는 상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보다 한수 위다. 2인용 우주선이나 소꿉에다 요리를 해주는 난쟁이 같은 것들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지 않고서는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믿기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 44가지]는 정말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있다고 믿기는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44가지나 담고 있는 깜찍한 그림책으로, 개성과 유머감각이 넘치는 일러스트레이터 3명의 합작품이다. 부드럽고 예쁜 색감의 그림과 ‘물고기들과 얘기할 때 필요한 사전’처럼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 담겨 있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 좋은 책이다. 혹시 이 선물 카탈로그 안에 담긴 선물을 사 달라고 떼쓰는 아이가 있다면? 1년 동안 울지 않으면 내년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갖다 주실 거라고 달래보자. 1년 동안 한 번도 울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산타 할아버지도 있는 거다. 흠흠.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스토리 카드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아프리카에 가고 말 테야!


필립 코랑텡(지은이)ㅣ최윤정(엮은이)ㅣ바람의아이들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재미는 무궁무진하다. 꼼꼼한 취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생태학적 지식부터 인유와 교훈으로 꽉 찬 우화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기도 하거니와 풍자나 해학, 넌센스와 유머 또한 다양한 층위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미 한 마리까지도 ‘인격’을 갖고 ‘철학’을 한다는 그 놀라운 상상력과 생명친화적인 세계관이라니, 이보다 더 어린이책에 적합한 소재가 또 있을까. 필립 코랑텡의 그림책 『엉터리 아프리카』는 여러 모로 동물 그림책의 장점을 두루 갖춘 책이다. 

일단, 아기생쥐 피피올리가 아프리카에 가고 싶은 까닭을 보자. 겨울을 맞아 단짝친구인 제비 지네트가 아프리카로 이동하기 때문인데, 철새인 지네트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뻐꾸기, 기러기, 황새 할 것 없이 철새라면 따뜻한 곳으로 가야만 먹이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피피올리의 엄마 말대로 곡식을 먹고 사는 생쥐가 아프리카에 가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피피올리에게 철새의 생태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오죽하면 새들처럼 벌레를 먹겠다고 방방 뛰겠는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생활신조라도 되는 듯 피피올리는 어떻게든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철새의 등에 올라타 더부살이 여행을 하는 것. 하지만 덩치가 작은 지네트는 안 되겠고, 황새에게 부탁을 하러 갔다가 식탁에 오른 생쥐를 보고 식겁하고 만다. 피피올리는 이대로 아프리카행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바로 그때, 피피올리의 앞에 새로운 친구가 나타난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까마귀 지고마르가 피피올리와 함께 아프리카에 가기로 한 것이다. 까마귀는 생쥐가 올라타기에 적당한 덩치일 뿐 아니라 지고마르는 무엇이든 다 알고 뭐든 할 줄 아는 ‘척척박사’ 까마귀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막 출발하려는데 개구리 한 마리가 헐레벌떡 뛰어와 함께하기를 청한다. 피피올리와 지고마르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었다나? 친구란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좋다. 그리고 3이란 가장 안정적이고도 평화로운 숫자다. 동방박사도 삼총사도 지구용사 벡터맨도 셋이 아니던가. 자, 그리하여 세 친구의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가 아프리카 맞아? 아닌 것 같은데!

우여곡절 끝에 아프리카를 향해 출발한 피피올리와 지고마르, 그리고 개구리(아쉽게도 개구리는 그냥 개구리다). 어렵게 출발한 여행이니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아프리카를 둘러보고 안전하게 귀가하면 될 일이다. 문제는 셋 중 누구도 아프리카에 가 본 적이 없다는 것. 따라서 믿을 건 까마귀 지고마르의 박학다식뿐이다. 아프리카에 어떻게 가지? 해가 뜨는 쪽을 향해 쭉 가다가 코끼리가 나타났다 하면 그곳이 아프리카다. 그럼 코끼리는 어떻게 알아보지? 코끼리는 코 옆에 뿔이 있으니 뿔을 보고 알아보면 된다. 옳거니!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아프리카. 그곳에는 정말 코끼리가 있고, 그 코끼리는 덩치가 커다랗고 코 옆에는 기다란 뿔이 삐죽 내려와 있는, 지고마르가 설명한 그대로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인상착의가 비슷하긴 하지만 아무리 어린 독자라고 해도 그림 속 동물이 아프리카 코끼리가 아니라는 건 금세 알아보겠다. 그리고 동물 책을 좀 들춰본 아이들이라면 누구보다도 먼저 외칠 것이다. 이건 바다코끼리잖아! 

우리의 지고마르는 새로운 동물들이 나타날 때마다 원숭이, 악어, 하마 등등을 읊어대며 아는 척을 하지만 실제로 그림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펭귄, 물개, 순록 등등이다. 그러고 보니 펭귄과 원숭이는 똑같이 웃기게 생겼고, 물개와 악어는 똑같이 떼를 지어 기어 다니며, 순록과 하마는 둘 다 커다란 주둥이를 갖고 있다. 지고마르가 아프리카에 도착했다고 꿈에도 의심하지 않는 것도 충분히 그럴 법한 일이다. 그래서 “진짜? 아닌 것 같은데!” 하고 피피올리와 개구리가 미심쩍어해도 지고마르는 끝까지 자신만만하다.

확실히 『엉터리 아프리카』의 진짜 재미는 글과 그림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다. 이렇게 논리적인 오류에서 비롯되는 유머야말로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이기도 한데 이런 유머는 그림책을 읽는 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라야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피피올리와 친구들은 자기들이 아프리카를 여행했다고 여기고, 여행 소감을 묻는 엄마 생쥐에게 “네, 엄청 멋졌어요! 근데 너무 추워서 북극인 줄 알았다니까요!” 하고 대답한다. 진실을 아는 건 오로지 그림책 밖의 독자뿐, 그러니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은 얼마나 신이 날까? 아이들은 지고마르의 엉터리 주장이 되풀이될 때마다 깔깔 웃어댈 것이고 아프리카와 극지방 동물들을 가려낼 줄 아는 아이라면 이름을 고쳐 말하며 지적인 쾌감까지도 느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다분히 ‘자극적’이면서도 ‘교육적’이다. 

『엉터리 아프리카』는 프랑스 출판사 에콜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1990년에 출간된 이래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2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이다. 프랑스 그림책의 대표작이라 해도 좋을 텐데 어린이책의 모든 고전이 그렇듯 이 책도 독자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에 따라 다양한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따라서 이제 막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주 어린아이부터 동물들에 대해 과학적인 흥미를 느끼는 아이까지 여러 취향의 독자들을 만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또 여러 번 되풀이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책의 일러스트도 눈여겨볼 만한데 움직임과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그림이 시원시원하다. 요즘의 세련된 디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투박하고 선 굵은 그림이 아이들의 감성과 글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어 오히려 그림책의 본질에 충실한 듯하다. 길고 추운 겨울, 아이들에게 건네기 좋은 그림책이다.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상세한 도서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학" 추천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꿈꾸는도서관에서 문학 추천도서 선정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번 추천은 꿈꾸는도서관 성인 도서 추천위원의 엄선된 추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문학도서를 수서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세계명작고전부터 근래에 나온 도서를 위주로 선정해 봤습니다. 도서관 사서님을 비롯하여 각급 기관에서 수서하시는데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꿈꾸는도서관은 앞으로도 분야별 추천위원과 함께 각 테마별 추천도서를 선정하여, 지속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