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세상을 바꾸다.

지은이 - 이재태 

도서출판 학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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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의 역사를 읽는다. 세계 각국의 종 수집가인 저자가 수도승이 화두를 찾아 순례에 나서듯 종의 매력에 끌려 각국을 순례하면서 수집한 1만여 개의 종들 가운데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종의 이야기만 가려 수록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종소리로 울리고, 깨우고, 밝히고, 바꾸는, 종의 신호로부터 상징에 이르는,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종과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깊이 있게 서술되고 있다. 곧 '종의 인문학'이다. 


하나의 종이 탄생하기까지에는 우리가 기억할 만한 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배경이 반드시 존재한다.


역사는 과거와의 끝없는 대화로 알아간다. 역사를 아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으나 이 책에서는 종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의 역사를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영국에는 '승리의 종(Victory Bell)'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자국에 격추된 적국 독일의 전투기 잔해를 녹여 만든 종이다. 이 종은 승전 기념으로 승전국 지도자였던 처칠, 루스벨트, 스탈린의 얼굴을 새겨 넣어서 전사한 영국 공군과 공군 가족들을 후원하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으며, 이것을 판매한 기금은 공군 전상자와 유가족들에게 지원되었다. 

종은 전 세계에 널리 분푸되어 있으며 각각의 문명이나 나라에 따라서 뚜렷한 문화적 차이가 있다. 종을 둘러싼 신기한 전설도 많고, 자연재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특별한 힘이나 역병, 마법을 없애주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이처럼 인간이 만든 모든 기물에는 길흉화복, 예외 없이 인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의식의 정점에서 강동원이 흔들던, 화면 전체에 클로즈업되던, 바로 그 종이 저자의 소장품인 '프란체스코 종'이다. "어둠은 물러가고 이제 그의 날이 올 것이다."라는 주문과 함께 화면 전체를 울리던 그 종소리, 악령이 들린 소녀를 구하는 구마의식에 사용되어 영화에서 구마의식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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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엉망진창 나라'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시대가 바뀌고 나라가 달라도 바뀌지 않는 건 다수의 사람들을 옥죄고 있는 '엉망진창'나라이다.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우리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인지도 모른다."

이 시대의 앨리스가, 앨리스를 위해, 앨리스답게 쓴 책입니다.

자, 여기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엉망진창 나라로 간 이야기 있습니다. 미국에서 오래 전에 발표되었지만, 요즘 읽어도 무릎을 탁 칠 만큼 적나라한 사회 풍자를 담고 있어요. 원래 고전이란 오랜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거쳐 선정되는 것만큼 이 책 역시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죠. 

시대가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 뱅스는 살고 있던 시대는 근대이며, 그가 살았던 나라는 미국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패러디해 놓은 '엉망진창 나라'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죠. 시대가 바뀌고 나라가 달라도 바뀌지 않는 건 다수의 사람들을 옥죄고 있는 '엉망진창'나라입니다. 시간과 장소는 다르지만, 우리는 앨리스처럼 꿈속을 헤매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렇다면 '엉망진창'나라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도 앨리스처럼 NO!를 단호하게 외치는 것입니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시대가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국가 권력과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한 은유적 패러디를 즐기면서, 기어코 한 순간의 NO!를 외칠 수 있는 여유로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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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밤마다 아이 방에 찾아와 키를 키우는 깨비들이다. 깨비들은 아이들이 잠들었나 안 들었나 알 수 있는 소리통을 곁에 두고 잠을 잔다. 소리통에서 띠링띠링 하고 아이가 잠들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싸서 아이 방으로 간다. 아이 방으로 가는 길은 꽤 멀다.

우리는 어릴 때 키가 왜 그렇게 빨리 쑥쑥 자랐을까요?

"일찍 자야 키가 쑥쑥 큰단다!" 그러면서 자고 싶지도 않은 아이들을 이불 속에 넣고 자장가를 불러 줍니다.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늦게 자려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하고, 이야기를 듣다가 오줌이 마렵다며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도 합니다. 불을 끄면 무섭다며 못끄게 하다가도, 또 너무 환하니까 잠이 안 온다

고 투정을 부립니다. 겨우겨우 잠이 들어서도 가만 있지를 못합니다. 잠든 지 몇십 분도 안 되어 뒹굴뒹굴 온 방안을 돌아다니지요. 원래 머리와 다리 자리가 바뀌는 건 기본이고요, 조금이라도 구겨질까 봐 애

지중지하던 인형을 엉덩이로 뭉개는가 하면, 옆에서 자고 있던 동생 얼굴을 이단 옆차기로 멋지게 한방 날려 버립니다. 침대에서 자는 아이들은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고도 세상 모르고 단잠을 즐기지요. 이렇게 하루이틀 지나고 닷새엿새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쑥쑥 자랍니다. 정말 신기한 일 아니에요? 그저 겨우 먹고 자고 놀았을 뿐인데 키도 크고 몸도 크다니요! 혹시 밤마다 누가 몰래 다녀가는 건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겠어요?

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맞아요. 바로 이 녀석들 짓이랍니다. 잠잠깨비, 당당깨비, 쑥쑥깨비! 밤마다 아이 방에 찾아와 키를 키우는 깨비들이지요. 깨비들은 아이들이 잠들었나 안 들었나 알 수 있는 소리통을 곁에 두고 잠을 잡니다. 소리통에서 띠링띠링 하고 아이가 잠들었다는 신호가 울리면 부랴부랴 일어나 짐을 싸서 아이 방으로 가지요. 아이 방으로 가는 길은 꽤 멀어요. 책 속에 있는 지도 좀 보세요. 깨비네 집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잠투정 돌산과 꿀잠 꽃밭을 지납니다. 이곳을 지날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해요. 길을 걸어가다가도 잠에 빠질 수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한참 더 가면 드르렁 개울이 나옵니다. 이곳에 있는 키 다리를 건너 소록소록 버섯숲을 지나 베개산아래에 있는 깊은잠 동굴까지 가야 해요. 참 먼 길을 걸어 왔어요.

이 깊은잠 동굴이 바로 아이 방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입니다. 깨비들은 동굴 안을 가득 메운 졸음 안개를 힘겹게 걷어내고 아이 방에 다다릅니다. 베개산을 빠져나온 깨비들은 아이가 잠들었나 안 들었나 살 펴본 다음 키 키우기 작업에 들어가지요. 어때요, 이제 아시겠지요? 우리 아이들이 왜 하루가 다르게 키가 크는지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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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다가와 말없이 토닥토닥 해주는 친구처럼, 

느리게, 천천히, 함께 가줄 단 한 권의 책

마땅히 손에 잡히는 일은 없고, 무의미하게 보내버리기엔 아까운 일요일 밤. 마음을 다독이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힘을 주는 ‘따뜻한 토크쇼’가 있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MC 김제동이 이끌어가는 「김제동의 톡투유」가 그것이다. MC 김제동의 재치 섞인 입담과 인문학?심리학?뇌과학?빅데이터 등으로 풀어주는 패널들의 이야기, 함께한 청중들이 꺼내놓는 속 이야기가 어우러져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런 「톡투유」 속 이야기를 엮어낸 에세이집 『걱정 말아요, 그대』가 중앙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제작진은 1화부터 25화까지 방영된 내용뿐 아니라 미처 전파를 타지 못한 사연까지 샅샅이 뒤져,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뭉클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선별해냈다. 그날의 주제에 대해 청중들이 스케치북에 썼던 위트 있는 답변들과 MC, 패널들이 오프더레코드를 요청하며 털어놓은 솔직한 이야기들도 담겼다. 거기에 그림으로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버닝피치의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사이사이 더해져, 독자들은 『걱정 말아요, 그대』를 집어 들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것 자체로도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힘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들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했지요. 그렇게 밤새 떠들고, 웃고, 울던 날들을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제동, JTBC 「김제동의 톡투유」 MC 

“청중들이 주는 웃음과 눈물은 「톡투유」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사실 나는 그들의 말이 아니라 눈빛을 더 좋아한다. 타인의 삶까지도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는 그들의 선한 눈빛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아무 프로그램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손석희, JTBC 보도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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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자유롭지 않을지도 몰라! '정말 자유롭다는 것은 무얼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었을까?' '혹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상을 뱅뱅 돌고 있지는 않을까?'

조우(지은이)ㅣ반달

이 책에 나오는 새는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새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캐노피에 갇히고, 성에 갇혔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그 새는 새장에서 평생 살아가야 했겠지요. 새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새라는 사실을 알았거든요. 새는 날아야 합니다. 날아야 하는 존재로 태어났지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새의 자유는 꼬여만 갑니다. 이 책 속에 또다른 책 속에 갇혀 있는 새였으니까요. 새는 어찌어찌하여 책 뒤표지까지 가고, 또 책에서 나오기까지 합니다. 드디어 자유롭게 날 수 있을 것 같지요? 그러나 더 기막힌 일이 일어나지요.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그림책도 바로 새를 가둔 새장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이 새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요.

배치와 구성을 촘촘하게 엮어 만든 그림책

이 그림책의 그림은 다른 그림책들의 그림과는 사뭇 다릅니다. 조우 작가는 익숙한 붓을 버리고, 수많은 모양 조각을 파서 찍었습니다. 그런 다음 여러 가지 모양을 잘 어울리게 해 구성화 같은 그림을 빚었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보니, 대칭이 살았고 가락이 살았습니다. 빛깔도 함부로 안 쓰고, 천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그림에도 하나하나 수를 놓았습니다. 

여러분도 여러가지 조각을 만들어 <나는 나는 새>에 나오는 그림처럼 만들어 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멋진 그림이 나올 거예요.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직접 책 속의 새를 자유롭게 해 주는 일이에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책을 처음부터 끝가지 펼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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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네이버 그라폴리오, 페이스북에서 10만 명의 팔로워들을 설레게 한 배성태 작가의 <구름 껴도 맑음>, 망고와 젤리, 두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한 커플의 달달한 신혼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북입니다. 감각 있는 색감의 그림과 함께 작가가 직접 적은 해시태그는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으며 작품 속에 빠져들게 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지만, 결국 모두의 이야기로 바꿔놓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혹은 빠졌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이 책은 기존 SNS에 공개된 작품들을 더 짜임새 있게 엮어 소장가치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단행본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특별 4컷 만화를 추가했습니다. 이 만화에서는 기존 팬들의 궁금함을 해소해줄 수 있는 내용을 담았어요. 두 사람의 데이트 시작부터 서툴지만 풋풋한 제주도에서의 프러포즈까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는 귀여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공감 100퍼센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려 보세요.

배성태 작가의 그림은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고 해요. 두세 가지 단조롭고 강렬한 색을 사용한 유럽풍의 그림체는 한 번 보면 색감에 빠져 잊기 힘들어요. 이에 더해 작가가 펼쳐놓은 달달한 신혼의 장면들은 내가 겪었던, 또는 겪게 될 아름다운 시간들의 청사진을 그리게 합니다. '다시 오지 않을 일상을 기억하고 싶어 그림을 그렸다'는 작가의 말처럼 <<구름 껴도 맑음 : 달콤한 신혼의 모든 순간>>을 통해 로맨틱한 상상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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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을 안아 주는 담 이야기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는 골목 옆 담벼락에 쭈그리고 앉아 공깃돌을 던졌습니다. 금이 가고, 칠이 벗겨진 담벼락에 다섯 손가락을 대고 걸으면, 담은 레미파 레미파 소리를 냅니다. 집에 가방을 두고 나온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이면 숨바꼭질, 고무줄, 말뚝 박기 같은 놀이를 합니다.

저자인 지경애 작가는 초등학생 아들과 늦둥이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파트에 살다 보니 아이들한테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작가가 어릴 때에는 마을에 아이들이 있고, 골목과 담벼락이 있어서 쉽게 밖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낡은 담 대신 높은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밤새 별들 안아 주던 담처럼 아이 마음을 안아 주는 꿈! 

지경애 작가의 <담>은 무척 쉽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그림도 한눈에 휙 넘겨도 될 만큼 담백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 그림책 한 권을 만드느라 꼬박 다섯 해라는 꽤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첫 그림책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이 책 안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무척 많아서였습니다. 

지경애 작가는 <담>은 세상이 다시 옛날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펴낸 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젠 그럴 수도 없잖아요. 이제 낮은 담이 사라지고 더 높은 담이 우뚝 솟은 세상에서, 그 옛날 담이 우리 아이들 마음을 안아 주었듯이, 걱정 없이 마을과 골목 여기저기서 뛰놀던 옛날이 아니기에 더욱더, 우리 아이들을 자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키우길 바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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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 

바야흐로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대목이자 누구나 마음이 너그러워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크리스마스! 그래서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장식을 내걸어 분위기를 띄우고 말썽꾸러기들은 돌연 고분고분해지며 엄마 아빠는 산타 할아버지인 척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어딘가에서 선물을 사오는 줄로 알고, 산타 할아버지를 재벌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건 다 산타 할아버지가 놓고 간 선물이 텔레비전 광고에서 보았던 바로 그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레고나 뽀로로나 콩순이를 선물하다니, 혹시 장난감 회사와 협력 관계라도 맺은 것일까?

[믿기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 44가지]는 산타 할아버지와 장난감 회사의 커넥션을 결코 의심할 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일명 ‘크리스마스 선물 카탈로그’다. 장난감 회사 같은 곳에서는 절대로 ‘제조’해 낼 수 없는 진짜 멋진 선물 목록으로, 평생 회전목마를 탈 수 있는 표라거나 웃기는 말을 해주는 앵무새, 아래층으로 단숨에 내려올 수 있는 미끄럼봉 같은 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사탕이 열리는 진짜 나무라든가 색깔로 날씨를 알려주는 반지, 어떤 벽에나 다 맞는 비밀 통로 정도는 되어야 흠~ 하고 놀란 척이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이 선물 카탈로그에는 워낙 다양한 선물들이 엄선되어 있어서 취향별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울 보기를 즐기는 아이라면 진짜 꽃으로 만든 드레스랑 보석, 인형에게 갈아입힐 수 있는 온갖 나라의 드레스 1000벌을 선물하면 되고, 모험을 떠나고 싶은 아이라면 타고 다닐 수 있는 엄청 큰 개(등 위에 올라타려면 사다리 필수!)나 야생 동물들이 있는 거대한 정원으로 통하는 옷장을 주는 게 좋겠다. 그리고 밤을 유난히 무서워한다거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있다면 괴물들을 잡아먹는 침대맡 탁자나 매일 아침 학교에 데려다 주는 해적선(우락부락하지만 착한 해적들 다수 포함)을 선물하자. 이뿐 아니다. 이 카탈로그에는 엄마들이 환영할 만한 선물들도 들어 있다. 어질러진 방을 치워주는 로봇이나 무슨 음식이든 사탕맛이 나게 만드는 물약 같은 건 분명 아이보다 엄마들이 더 좋아할 품목이다.

밑도 끝도 없는 상상력의 폭발! 

산타 클로스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놓은 자료를 보면, 산타클로스는 루돌프 185만 마리가 끄는 2만5천 톤 무게의 썰매를 타고 시속 3,920,000km정도의 속도로 이동해야 한단다. 대체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 감도 못 잡겠지만, 어쨌든 산타 클로스의 신화가 가능하려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천둥소리를 내며 날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딸랑달랑 방울소리를 내며 밤하늘을 유유자적 날아가는 산타 할아버지를 상상해 온 사람들한테는 좀 황당하기도 할 텐데, 산타 클로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반증이라고나 할까? 

사실은 과학적 사고 운운도 필요없다. 산타 클로스와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지 않고서는 안 된다. 어린아이의 마음이라고 해서 양처럼 순하고 토끼처럼 귀엽고 예쁜 것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드레스 1000벌을 바랄 만큼 허영에 들떠 있기도 하고 생쥐들이 옵션으로 딸려 있는 ‘손에 안 묻는 물감’을 원할 만큼 게으른 데다 소원 하나씩을 빌 수 있는 요술 도토리가 가득한 자루를 바랄 만큼 속셈이 빤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이들은 기본도 한계도 없는 상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점에서 어른들보다 한수 위다. 2인용 우주선이나 소꿉에다 요리를 해주는 난쟁이 같은 것들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지 않고서는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믿기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 44가지]는 정말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있다고 믿기는 어려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44가지나 담고 있는 깜찍한 그림책으로, 개성과 유머감각이 넘치는 일러스트레이터 3명의 합작품이다. 부드럽고 예쁜 색감의 그림과 ‘물고기들과 얘기할 때 필요한 사전’처럼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 담겨 있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 좋은 책이다. 혹시 이 선물 카탈로그 안에 담긴 선물을 사 달라고 떼쓰는 아이가 있다면? 1년 동안 울지 않으면 내년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가 갖다 주실 거라고 달래보자. 1년 동안 한 번도 울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산타 할아버지도 있는 거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