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라 즐거운 육아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22. 11:24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남자들의 군대 경험담만큼이나 마르지 않는 이야깃거리가 엄마들의 육아 경험담 혹은 육아 고생담 아닐까. 김혜율의 《욜라 즐거운 육아》(초록비책공방, 2017)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담은 책이다. 그런데 조금 독특하다. 일단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욜라 즐거운’ 육아라니! 제목만큼이나 위트 있는 저자의 입담이 글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 뿐 아니다. 배꼽을 잡고 웃다 보면 어느새 뭉클하다. 독자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세 아이와 함께하는 그녀의 육아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진다.

"어느 겨울날 밤, 남편과 싸우고 홧김에 내복 바람으로 돈도 없이 집을 나갔었지. 하얀 눈송이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었지. 집 앞 가로등 아래에서 한참 떨어지는 눈을 보고 있어도 남편이 안 따라 오길래 이대로 얼어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었지. 아아, 하지만 난 잔잔한 꽃무늬 내복바지를 입고 있었어. 이런 차림으로 얼어 죽으면 신문에 나올 거고, 그럼 우리 부모님이 슬퍼하실 텐데." (본문 123쪽)

《욜라 즐거운 육아》를 읽기 시작하면서, 흔한 ‘육아 지침서’가 아닐까 지레짐작했다. 결국에는 ‘이렇게 아이를 키우세요.’ ‘좋은 부모는 이렇게 합니다.’와 같은 따분한 말들을 늘어놓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내가 잘못 짚었구나 싶었다. 이 책은 프로 엄마의 능숙한 육아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철없고 서툰 엄마의 고군분투기이자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찡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 더불어 남편과의 깨알 같은 에피소드가 구구절절하게 가슴을 두드린다. 마치 걸쭉한 막걸리 한 잔에 안주로 곁들인 오징어 파전 같다고나 할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어디에 대고, 또 누구를 향해 스트레스를 풀겠는가. 떠오르는 상대는 단 하나, 남편뿐이다. 남편이 밉거나 싫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단단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바람이 참 이상도 하지. 마치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부는 것 같아. 알게 모르게 다치고 지친 내 마음에 '괜찮다. 다 괜찮아. 어른이 돼서, 엄마가 되어서 힘들지? 내가 안다. 다 안다. 넌 아직도 예전에 내가 만났던 아이, 눈물 많고 구름과 별을 자주 쳐다보던 아이인 걸 알지. 난 너를 만나러 왔어' 이렇게 말해주는 거 같다."

넘어질 듯 말 듯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보다 성숙한 엄마와 아내로 거듭난다. 문득 고진감래(苦盡甘來)란 성어가 떠오른다. 세상에 공짜는 절대 없는 법이니까. 힘든 시간 속에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것, 그 안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순간순간의 희열이야말로 참다운 육아의 결과가 아닐까. ‘메리, 욜라, 로’ 삼남매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힘차게 응원해주고 싶다.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시빌 본 올페즈 ㅣ 신현승(옮긴이) ㅣ 책찌 

보석같은 명작을 발굴하는 WORLD CLASSIC 시리즈
월드 클래식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는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만 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비의 탄생을 다룬 창작그림책
머나 먼 곳에 나비요정들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궁전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나비요정 아이들은 작은 애벌레 동생들과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루 종일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며 놀며 지내요. 나비요정 아이들은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그때 비로소 날개가 생기기 때문이죠. 날개를 받기 전에 궁전에 있는 형형색색의 꽃들에 관해 배우기도 합니다. 그래야 공작나비, 호랑나비, 멋쟁이나비와 다른 많은 나비들이 줄지어 날아가는 대열에 동참할 수 있거든요.《나비나라의 요정이야기》는 꼼지락꼼지락 애벌레에서 비틀거리는 번데기가 되고 멋진 날개를 받아 나비가 되는 과정을 아름다운 요정들의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유아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나비의 변태과정을 한 번에 쏙 알아차릴 수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100년 전 수녀님이 들려주는 생태그림책
이렇게 멋진 이야기는 무려 100년 전에 어린이를 사랑한 시빌(Sibylle) 수녀님이 쓰고 그려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지금까지 읽히고 있어요. 시빌 수녀님은 아주 오래된 독일의 그림책 작가이기도 합니다. 자연에 대한 관찰을 단순한 디자인으로 정감 있게 그려어 당대의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인 케이트 그린어웨이나 엘사 베스코프에 비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시빌 수녀님이 짧은 생애 동안 그린 10권의 동화책은 여러 세대에 걸쳐 아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1학년

꿈북맘 2017. 3. 21. 13:53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새로 부임하여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게된 총각 선생님!
새내기 선생님과 1학년 아이들은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요?


 김수정(지은이) | 안성하 (그림) | 책고래


“새내기 선생님과 1학년 아이들의
고군분투 성장기!”

아이들도 1학년, 선생님도 1학년! 누구나 실수투성이 왕초보 시절이 있다! 누구나 처음은 두렵고 설렙니다. 더구나 아직 아기 같기만 한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간다고 생각하면, 엄마 아빠가 더 가슴 뛰며 조마조마 두근두근 하지요. 혼자 화장실은 갈 수 있을까?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받아쓰기는 잘 할 수 있을까? 선생님이 무섭다며 울지는 않을까? 생각할수록 걱정이 늘어가지요.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면 어른들에게도 ‘처음’의 경험은 두렵고 설레긴 마찬가지지요. 처음 부모가 되었을 때, 첫 직장, 첫 출근…. 이럴 때 나와 비슷한 마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를 만나면 왠지 힘이 나고 용기가 생깁니다. 책고래아이들 다섯 번째 이야기 <선생님도 1학년>은 이제 막 부임한 신입 선생님과 신입생 1학년 2반 아이들의 고군분투 성장기입니다.‘

조금 부족해도, 서툴러도 괜찮아’
아이들의 ‘처음’을 응원해 주세요!

<선생님도 1학년>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1학년 아이의 입학 이야기 아닙니다. 1학년 2반 아이를 맞이하는 선생님 이야기예요.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이 되어 처음으로 학생들을 만난 신입 선생님이죠. 여드름투성이에 수줍음이 많아 자주 얼굴이 빨개지는 총각 선생님이에요. 얼마나 설레고 떨렸으면, 잠을 설쳐 첫날부터 겨우 지각을 면했지요. 밤새 외운 자기소개를 하면서 덜덜 떨고, 툭 하면 을음보를 터뜨리는 혜인이를 달래주기 위해 반 아이들 머리를 까치머리처럼 묶어 웃음을 주어요. 쉬는 시간마다 호기심대장 탐험가 우주를 찾아다니기도 해요. 지호와 우주의 딱지를 다 따버릴 때나, 골대를 지키고 서서 친구들이 차는 공을 모두 막아버릴 때는 철부지 같기도 하지만, 운동회 때는 새벽부터 일어나 1학년 2반 친구들 모두에게 줄 김밥을 싸는 다정한 선생님이에요. 또 열심히 준비한 공개수업이 엉망 됐을 땐 울고 싶을 만큼 속상해 해요. 어른이지만 친구 같은 옆에서 함께 가는 동료인 거죠.

서툴고 부족했던 방글 선생님이 시간이 지나면서 1학년 2반의 든든한 선장이 되어가듯 천방지축 1학년 아이들도 학교생활에 적응해갑니다. 모든 일은 ‘처음’을 겪지 않고 현재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과거에 1학년이었고, 지금의 1학년 친구들은 모두 어른이 됩니다. ‘학교’에 첫 걸음을 내딛는 우리 1학년 친구들에게 조금은 부족하고 서툴지만 다정하게 눈높이를 맞춰주는 방글 선생님이 있다면, 학교생활이 두렵지만은 않겠지요?
아이들에게 학교는 첫 사회생활이라 할 수 있어요. 유치원이나 집과는 달리 지켜야 할 질서와 규칙이 있고, 힘들어도 참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 모로 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같은 공간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하니까요. 부모 입장에서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우리가 그 시간을 잘 지나왔듯이 조바심 내지 말고 한 발짝 물러서서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건 어떨까요? 내 아이를 믿고 걱정을 조금 내려놓으면 어떨까요? <선생님도 1학년>을 함께 읽으면서 말이에요.


'꿈북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이야기입니다  (0) 2017.06.07
심술쟁이 내 동생 싸게 팔아요!  (0) 2017.04.18
나도 할 말이 있어!  (0) 2017.04.05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0) 2017.03.28
1학년 3반 김송이입니다!  (0) 2017.03.19

사서, 도서관 문화를 만들다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20. 11:55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사서, 도서관 문화를 만들다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 관장 특별 인터뷰 1부

 남쪽에서 올라오는 봄소식에 마음까지 설레이는 오후, 북카페 세렌북피티로 향하는 걸음이 가벼웠다. 카페로 들어서자 수수한 차림으로 책장마다 눈길을 주고 있는 분이 눈에 들어왔다.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 관장님이었다. 먼저 미소를 지으며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가볍게 근황을 전한 뒤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평생 일선에서 '사서'라는 직업에 열정을 쏟았고, 지금은 '도서관비평가'라는 멋진 직업을 가진 분이다. 인터뷰 약속을 잡고, 질문지를 작성하면서 했던 고민들이 무색할 정도로 인터뷰 내용은 너무나 당연한 듯 '사서의 역할'과 '도서관의 역할'로 모아졌다.


사서는 책보기를 돕는 역할

사서의 역할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이용자 또는 지역 주민의 책보기를 돕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서는 도서관의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해야 합니다. 저마다 다른 요구를 가진 이용자를 늘 만나야 하기 때문이지요. 어느 분야든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책 읽기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지요. 끊임없이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사서라는 직업은 정보 제공의 중계자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대학 도서관

대학 졸업 후 서강대학교 로욜라 도서관의 사서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다른 도서관에 비해 서강대는 해외 선진 도서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어요. 도서관이 단순히 도서대여나 열람실을 운영하는 곳이 아니며, 사서에게도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곳에서 깨달았습니다. 대학도서관,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등 각각의 역할에 맞는 사서의 자질이 필요한데, 특히 대학도서관은 보다 전문적이고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야 하지요.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과 연구자들의 책보기를 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도서관은 특별하다

 도서관은 방문자들의 "왜"라는 질문을 받는 곳입니다. 사서는 "왜"라는 질문을 하는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정보를 근거로 책을 찾아주어야 합니다.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왜"라는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답을 해주는 것은 몹시 피곤한 일이지요. 그러나 사서는 이러한 어려운 점을 극복해야 하는 전문인입니다.

이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해당합니다. 지역의 도서관은 그 지역에 적합한 "왜"라는 질문에 충분히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사서가 모든 질문에 대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어느 특정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질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학습하고 분석하여 그 도서관만의 '컬렉션'이 될 수 있도록 정보와 경험을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셜픽션, 사이언스픽션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컬렉션 확장이 필요하고 이것은 결국 도서관 사서가 우리 문화공유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역 도서관에 모든 도서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요구가 있을 경우 수고스럽지만 '상호대차'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상호대차 서비스는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가 해당 도서관에 없을 경우, 협약을 맺은 다른 도서관에 신청하여 소장 자료를 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서관 자료 공동 활용 서비스입니다. 진정한 사서라면 시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은 결코 손을 놓아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무거운 사서의 역할에 어깨가 짓눌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정부 부처의 더 세심한 정책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순환사서나 전담사서 제도가 일부 도서관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서의 '순환보직'은 근본적인 지원 정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서의 역할에 악영항을 미치는 정부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축적, 시간의 축적

사서는 전문적인 지시그이 축적, 시간의 축적에 바탕을 둔 고품의 서비스로 시민에게 다가가는 독특한 특징의 직업입니다. 2~3년 이상 전문부야의 업무를 하면서 프로그램 운영 및 행사 진행 노하우를 보유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시민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더욱 훌륭한 컬렉션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서가 2~3년의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보직변경'이라는 공무원의 보편화된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린이 전문도서의 사서가 갑작스레 경제·경영분야 혹은 관리분야 등으로 보직발령이 난다면 그동한 쌓아온 시간의 축적은 그저 경험으로만 남고 초기화(리셋:Reset)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사서의 효율성 면에서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간의 일반적인 삼각형 구조의 조직체계가 아니라 직사각형 구조로 변화해 간다면 사서로의 더욱 깊은 사고와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서, 시민의 문화공간을 만들다

 공공도서관은 국가가 시민을 위해 만든 문화공간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1,000여 개의 공공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는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는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임만 남고 권한은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항상 예산은 부족하고 필요한 물품은 날이 갈수록 많아집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데서 시작하지만 주어진 예산에서 알차게 꾸려가는 것도 사서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각 도서관 나름의 운영방식이 있겠지만, 많은 사서가 녹녹치 않은 환경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용인의 느티나무도서관(사립) 운영을 보고 사서의 꿈꿀 권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박영숙 관장의 바람처럼 전국의 모든 사서들이 업무에 지쳐 책과 사람이 일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다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꿈을 꿀 수 있길 소망합니다. 


인터뷰 진행을 위해 장소를 제공해 주신 북카페 세렌북피티 김세나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용훈 전 관장님의 인터뷰 2부 "도서관 시민의 문화를 만들다"는 조만간 커버스토리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글 이용훈

도서관 문화비평가. 이병복 참사서상을 수상하였고, 30여년 동안 도서관과 사서직 발전을 위해 역동적으로 활동하였다. 초대 서울도서관 관장직을 역임했으며, 앞으로 한국도서관협회 신임 사무총장직을 맡아 도서관 발전에 힘쓸 예정이다.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이재민 ㅣ 한희선 ㅣ 노란돼지                             

미워할 수 없는 동물 친구들의 귀여운 침소봉대 사건! 
소통을 잘 하기위한 우리 아이들의 길잡이 역할 톡톡히 해내다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우리 아이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재미있고 경쾌한 스토리로 풀어냈습니다. 토순이, 쥐돌이, 다람이, 치돌이, 곰돌이, 코돌이! 어려움에 빠진 친구를 도와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동물친구들이지만,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자기 일을 먼저 하느라 정확하게 듣지도 전달하지도 못해 생기는 에피소드.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동물친구들은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고 그들의 황당한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못 하나 필요할 뿐인데, 포크레인까지 등장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그래도 친구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니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실수로 마무리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전달할 때, 특히 전화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하려는 기획의도가 돋보입니다. 다른 사람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면서 내 말은 들어달라고 하는 요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토리는 어른까지도 반성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줍니다. 덤으로 코돌이처럼 다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할 때는 즉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까지 찾아낸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아이와 함께 재미난 전시회 보러가요



도서관 서비스 전문 업체 "꿈꾸는도서관"은 각급 도서관 및 학교 도서관에 스토리 카드북 전시 서비스를 2월 20일 부터 접수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에서 원화전시라 함은 그림책의 원화 전시를 뜻한다. 스토리북 전시는 창작 동화책의 주요 주제를 바탕으로 스토리 전체를 10점 내외의 아트프린트 액자로 만들어 제공한다. 스토리북 전시는 주로 초등학교 창작 동화책의 이야기를 텍스트와 삽화가 함께 어우려져 줄거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동화책이 짧은 스토리로 이루어져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감하며 볼 수 있다.

"꿈꾸는도서관"이 새로 기획한 스토리 카드북 전시는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에게도 책을 읽고 싶게도 만든다. 책 속의 주인공 이미지와 스토리를 걸음을 옮기며 감상하면 책 내용이 더욱 궁금해 지기 때문이다.
도서관을 비롯하여 초등학교에서 원화전시가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다면 스토리북 전시회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꿈꾸는도서관은 스토리 카드북을 통하여 어린이들이 흥미로운 전시를 보고 부모와 아이가 좋은 책을 찾아내는 효과도 있다. 문학은 한 권의 책을 읽고 아이 스스로 잠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초등학교 문학이 자칫 갈길을 잃고 있는 요즘 스토리북 전시회를 통해 문학의 즐거움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소통하는 계기도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스토리 카드북 전시는 꿈꾸는도서관 원화전시( www.dreamlib.co.kr ) 접수 시스템을 통하여 전시를 요청을 할 수 있다.

고구마구마



세상에서 가장 웃긴 고구마 이야기로 온 세상이 들썩들썩!

꼼꼼한 관찰과 상상력과 재치가 빚은 요절복통 그림책!

웃으며 넘기다 보면 볼품없어 보이는 고구마의 참 매력이 쑤욱!


세상에서 가장 웃긴 고구마 이야기가 나왔구마!

표지부터 웃깁니다! 깔끔하고 잘생긴 먹을거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촌스러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열어 주지요. 제목도 그냥 고구마가 아니라 고구마구마? 표지를 넘기기도 전에 이 고구마들이 어떻게 나를 웃겨 줄까 하고 벌써 기대를 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첫 그림책으로 《가래떡》을 펴낸 사이다 작가가 먹을거리를 소재로 한 두 번째 그림책 《고구마구마》를 잘 익혀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밭에서 고구마를 수확하며 살펴본 고구마들의 생김새들이 머릿속에 술술 떠올라 신나게 만든 이야기입니다. 그럼 첫 장을 열어 볼까요?

고구마 덩굴이 주렁주렁 자랍니다. 기다란 덩굴을 쭈욱 뽑아 올려 보니 가지각색 고구마들이 쑤욱 머리를 들어 올리네요. 이제 고구마들이 인사할 차례입니다.


‘고구마는 둥글구마.’ ‘고구마는 길쭉하구마.’ ‘크구마.’ ‘작구마.’

고구마의 생김새들이 이렇게 재미있구나 하고 책장을 넘깁니다. 둥글구마, 길쭉하구마, 크구마, 작구마 하고 말하는 우리 입이 톡톡 쏘는 사탕을 먹는 듯 톡톡 튀네요. 다음 장을 넘기면 아무리 안 웃고 싶어도 안 웃을 수가 없습니다.

허리가 굽은 고구마, 배가 불룩한 고구마, 온 몸에 검은 털이 숭숭 난 고구마, 겨우 하나 난 털을 뽑고 있는 고구마, 조금 험상궂은 고구마. 이런 고구마들이 하나같이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없이 당당하게 “나도 고구마구마!” 하고 말하며 자신을 뽐내는 것 같거든요.


못생겨도, 이상하게 생겨도 고구마는 모두 맛나구마!

이제까지 고구마들의 소개를 보았다면, 이제 이 고구마들이 얼마나 맛난지 맛볼 차례입니다. 
고구마 잔치 한번 열어 볼까요? 
고구마는 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습니다. 기름에 잘 튀겨 먹으면 아삭아삭 씹는 맛이 끝내주지요. 잘 익은 고구마는 밤빛 껍질을 살짝 벗겨내면 황금빛 속살을 드러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속살을 호호 불어가며 먹다 보면 겨울 추위쯤은 싹 물러가 버리지요. 
살짝 탄 고구마는 꿀보다 더 달콤하고요, 말랑말랑한 고구마는 이가 없는 할머니도 맛나게 드실 수 있답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이렇게 고구마를 맛나게 먹고 나면 반드시 생기는 일이 있답니다. 먼저 우리 배가 빵빵하게 불러 옵니다. 그런 다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 슬슬 일어나지요. 그것은 바로, 고구마 방귀입니다. 고구마 방귀 맛을 한번 보면 그 지독함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고구마 방귀를 뀌고 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우리 옛이야기에 나오는 며느리 방귀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아마 그런 일과도 비슷할 거예요. 정말정말 궁금하면 얼른 그림책을 펼쳐 보세요.


재치와 웃음 속에도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

사이다 작가는 이런 고구마를 맛있는 먹을거리로만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작가는 고구마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일수록 그만큼 누군가는 아파할 수 있다는 얘기를 살짝 숨겨 두었습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상처만 나도 많이 아파합니다. 하지만 고구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칼로 자르고 입으로 베어 먹어도 아픈 느낌을 모를 수 있겠지요. 우리 옛 어른들은 돌이나 여린 풀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마당 어딘가에 사는 보이지 않는 벌레들을 헤아려 뜨거운 물도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니까요. 
또 사이다 작가는 어딘가는 나와 다르게 생겼어도,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이상해 보여도, 저마다 숨겨둔 빛을 발할 때가 있다는 말을 이 그림책을 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었나 봅니다. 여러분은 마음속에 어떤 빛을 품고 있나요?


사이다
잘 안 보이는 세계에서 두 딸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여느 엄마들처럼 날이면 날마다 엄청나게 위대한 일을 아무도 모르게 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제 머릿속 상상과 생각들을 보이게 만드는 일도 합니다. 첫 그림책 《가래떡》에 이어 《고구마구마》를 보여 드립니다. 어린아이처럼 지극히 작고 연약한 것들에게도 나름의 힘이 있습니다. 
볼품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 빛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품고 있거든요. 고구마처럼요.


                                                               리안 쇼 (지은이) | 최설희 (옮긴이) | 뜨인돌


침묵 속에 꽃핀 우정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용한 위로

캐나다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도서상 후보작

소란한 세상에서 말없이 전하는 위로와 우정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주변에서 힘을 준다고 하는 말들에 오히려 더 지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말 백 마디보다 그저 진심이 담긴 조용한 위로와 곁을 지켜 주는 존재 하나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의 두 주인공은 편견 없이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서로의 존재를 믿고 의지한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채 여섯 단어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눈빛, 행동, 존재감만으로 상대에게 치유와 위로를 전한다. 작가 리안 쇼는 아픔을 위로하는 데 화려한 수식어구 따위는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닌 오늘의 기쁨

사람들은 때때로 과거의 기억에 오랫동안 머문다. 오늘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이다. 두 주인공 역시 그랬다. 알렉산드라는 ‘만약 그때 이렇게 했다면’을 무기력하게 되풀이하면서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을 탓한다. 자신은 오늘을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나는 매일 밤 마음속에서 진실을 바꿔 보려고 그날 밤의 새로운 버전을 되풀이해 보았다. 장면을 모두 현실과는 다르게 찍은 이 영화들은 모두 아무도 죽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본문 128쪽


한편 조니는 몸에 덮쳐 오는 고통과 병실에 누워만 있는 지루한 시간을 잊고 싶다. 그래서 자꾸만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준 목걸이를 보며 과거의 행복한 기억 속으로만 숨어든다. 그러던 두 소녀는 조니의 언어치료 훈련을 함께 하게 되고 조니는 알렉산드라의 도움으로 난생처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렇게 한 건가? 저게 내 목소리인 건가? 내가 마음속에 있던 말을 공중으로 내보냈다. … 마법 같다.

- 본문 165쪽


알렉산드라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온 힘을 다하는 조니의 모습을 보고 어느새 스스로 말문을 연다. 침묵 속에 갇혀 있던 조니 또한 오랜 염원이었던 타인과의 대화를 하루하루 조금씩 이루어 가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오늘을 기대한다. 마침내 두 소녀는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기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말 오랜만에 여기에 있는 나와 오늘의 일만 생각했다. 바로 여기 이 병원에서 오늘 일어나는 일들. 목걸이에서 나를 멀리 과거로 데려갈 색깔을 찾고 싶지 않다. 나는 깨어 있고 싶다.

- 본문 179쪽


죽음에서 도망치지 않고 충분히 슬퍼하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 슬픔을 맞이하는 자세는 다양하지만 때로는 상실의 무게가 두려워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잊으려 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은 인물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 주면서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죽음을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간 존재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주인공 곁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알렉산드라는 친한 친구를 잃고 후회와 상실감에 주저앉았다.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말하기를 그만두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 죽는 걸 경험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완전히, 그리고 통째로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고 성장한다. 나는 왜 이걸 또다시 겪어야 할까? … 죽음은 누군가를 잃는 것이 아니다. 보통 잃는다는 건 그걸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도 있는 것이다. 죽음은 그냥 도둑이다. 누군가를 훔쳐 가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 본문 276쪽


조니는 병 때문에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일생을 죽음의 위협 아래 살면서 오히려 조니의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다. 


나는 설령 죽음이라도 내 안의 깊은 곳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아낀 사람들 곁에 여전히 있지만 그저 그들이 더 이상 내 몸을 볼 수 없는 것뿐이다.

- 본문 261쪽


두려움 없이 죽음을 담담하게 대하는 조니를 보면서 알렉산드라는 죽음에 직면할 용기를 얻고, 아빠와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한다. 아빠도 아내의 죽음으로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알렉산드라. 쌓아만 왔던 감정을 터뜨리고 실컷 울며 떠나간 이들을 그리워한다. 소녀는 그렇게 죽음을 겪어 내며 한 뼘 더 성장한다. 


“나 역시도 일을 달라지게 했을 수 있단다. 그랬다면 모든게 괜찮았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지금 그걸 바꿀 수는 없단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고 우리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해.”

“어떻게요? 어떻게 계속 이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요? 칼리가 죽었는데?”

“왜냐하면 너에겐 선택권이 없으니까. 그리고 칼리라면 네가 그러길 바랄 테니까.”

“어떻게 아세요?”

“나는 몰라. 하지만 너는 알잖니. 칼리가 네가 이렇게 방 안에 숨어 있기를 원할까? 그 애는 언제나 너를 이 방에서 끌어내 온갖 일을 벌이곤 했지.” 

- 본문 2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