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평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생활 수단은 무엇일까? 자동차? 신발? 신용카드? 스마트폰? 안경? 아마 정답은 언어일 것이다. 현대인은 많은 부분에서 언어를 사용한다. 혼자 생각할 때, 누군가를 만나 인사를 나눌 때, 통화를 할 때, 사람들을 사귈 때, SNS를 할 때, 모임에 나갔을 때, 문제나 갈등을 풀어야 할 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토론을 할 때, 설득을 해야 할 때, 연구를 할 때…….


현대인은 거의 언제나 언어를 사용한다. 보다 나은 문장을 구사하려고 애쓴다. 엄밀히 말하면, 더 좋은 문장을 구사하려고 애쓰지 않는 현대인이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모두가 나름의 글쓰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머릿속 생각으로만 쓰는 경우와 종이 위에 문자로 쓰는 경우가 존재할 뿐이다.



본래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며, 생각은 언어, 즉 문장으로 만들어진다. 많은 생각이란 다양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생각이고, 깊은 생각이란 뜻 깊은 문장으로 만들어진 생각이다. 현명한 생각이란 현명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생각이다.
문장이 잘못되어 있거나 문장이 어수룩하거나 겉돌면, 그 사람의 생각도 행동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생각과 문장을 다듬는 글쓰기 훈련은, 현대인의 생존과 직결된 기술이다.


타샤01더 좋은 문장은 더 좋은 생각이고, 더 좋은 생각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때문에, 말 그대로 ‘복음’이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덕분에 내가 어릴 때 가장 자주 접한 책은 성경책이다. 성경에는 많은 복음들, 즉 좋은 생각문장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래서 중세 때 백성들은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가 좋은 생각문장들을 접하는 행복을 누리려고 했다. 그때 성경은 라틴어로 되어 있어서 일반인은 성직자의 설교를 통해서만 겨우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누구나 경전을 찾아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더 좋은 문장을 다듬고 만들 수 있다. 굳이 경전을 빌지 않더라도, 경전에 버금가는 지혜를 담은 적잖은 책들이 출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하면, 더 좋은 생각문장, 즉 복음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 점에서 현대야말로 복음의 시대가 아닐까. 실제로 좋은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나면 얼마나 기쁜가. 얼마나 뿌듯하고, 얼마나 벅찬가. 하물며 자기 스스로 좋은 문장을 구사하게 되면 또 얼마나 기쁜가. 얼마나 뿌듯하고, 얼마나 벅찬가.



그러나 모든 사람이 책을 읽고 모든 사람이 글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또한 글쓰기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가령 축구선수라면 축구공을 잘 차야 하고, 만두집 주방장이라면 만두를 잘 빚어야 한다. 축구선수나 만두집 주방장이, 애써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잘 써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좋지 않은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왕이면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한 축구선수가 그렇지 않은 축구선수보다 훌륭할 수밖에 없다. 기왕이면 더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한 주방장이 그렇지 않은 주방장보다 더 훌륭할 수밖에 없다. 더 좋지 않은 문장을 갖고 사는 사람은, 그 자체로 더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사는 벌을 받는, 참으로 엄밀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굳이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라 글을 써라 말할 필요가 없다. 나부터, 읽기 쓰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문장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을 수 없다. 마치 길바닥에 쏟아져 있는 금은보화를 보면 서둘러 줍게 되듯.



이만교

좋은 글을 좋아하고, 좋은 글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글쓰기 책으로는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개구리를 위한 글쓰기 공작소』를, 소설로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머꼬네 집에 놀러올래』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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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서관협회 주니어라이브러리 권장도서!
미국아동서점협회(ABC) 2016 젊은 독자가 선정한 최고의 책!

태초부터 시작된 나와 너, 우리의 이야기!
이야기는 곧 우리의 삶, 결코 죽지 않을 이야기의 힘!


이야기는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태초 사람이 살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끝없이 현재 진행형이지요.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행복하고, 그 모든 것들 안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야기는 말로, 그림으로, 조각으로, 종이로 다양하게 표현되었고 이제는 TV,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책은 이야기는 곧 사랑이고, 정의이고, 삶이며, 이야기가 지닌 힘은 그 무엇도 꺾을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으로 쉽게 접하는 이야기의 역사, 이야기의 힘!
《나는 이야기입니다》는 지금까지 살아 숨 쉬는 이야기의 역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모닥불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이야기로 가득했던 원시 시대에서부터 동굴 벽화, 점토판, 파피루스 종이에 남겨져서 전해졌던 이야기가 이제는 종이책, 전자책, 영화관이나 텔레비전, 휴대전화 등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잘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가 지닌 힘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에 의해 지워지기도 하고, 금지되기도 하고, 태워지기도 한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살아남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밝은 내일을 기대하게 됩니다.

어느 곳에서든 만나고 전해지는 이야기를 ‘새’로 상징하여 표현!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희극이든 비극이든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는 존재하고 그 이야기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든, 제 3자에 의해서든 말로, 글로, 그림으로, 조각으로, 그 밖의 다양한 것으로 표현되어 전해지곤 한답니다. 이처럼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이야기입니다》에서는 각 장면마다 ‘이야기’를 상징하는 ‘새’가 등장합니다. 이 새는 끊임없이 전해지고 전달되는 이야기의 힘과 속성을 잘 대변하고 있으며, 각 장면에서 이 새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화려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댄 야카리노의 일러스트!
댄 야카리노는 30권 이상의 그림책을 내며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그림책 작가입니다. 《나는 이야기입니다》의 일러스트는 붓으로 그린 것처럼 강약 조절이 잘된 선과 원색에 가까운 강렬한 색감이 잘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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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주(지은이) ㅣ 신종우(그림) ㅣ 생각하는아이지


익숙함에 가려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향한 

기발한 질문과 참신한 시각


『옥수수 왕 납시오!』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지나치기 쉬웠던 것들을 제대로 관찰하고 새롭게 발견하는 ‘더 넓게 더 깊게 더 크게’ 시리즈의 첫 번째 책입니다. 그저 간식거리로만 생각했던 옥수수를 두고 ‘옥수수의 고향은 어디일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옥수수를 어떻게 먹을까? 옥수수는 1년에 얼마만큼 재배될까?’ 같은 한 번도 던져 보지 않았던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생겨날 때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거나 단순하게 ‘좋다, 나쁘다’로 나눠서 생각하지 않도록 역사, 윤리, 경제, 과학, 환경, 철학 등 폭넓은 지식을 펼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익숙하고 친근한 것들을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더 넓고 깊고 크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생산량 1등 작물, 옥수수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사실


이 책의 주인공 옥수수는 어깨를 으쓱대며 자신을 ‘작물 중의 왕’이라고 소개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작물이라는군요. 우리가 매일 밥으로 먹는 쌀도 아니고, 빵이나 과자를 만드는 재료인 밀도 아닌데, 대체 그 많은 옥수수를 누가 다 먹을까요? 알고 보니 옥수수는 사람의 먹거리뿐 아니라 가축의 사료, 자동차의 연료, 심지어 생활용품의 재료가 되기도 했습니다. 만능 재주꾼 옥수수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수천 년 전 마야와 아즈텍, 잉카 문명을 이룩하는 데도 바로 옥수수가 큰 역할을 했죠. 그런데 이렇게 자랑거리가 많은 옥수수가 울상을 지으며 깊은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옥수수의 고민은 과연 무엇일까요? 


‘옥수수’ 이야기가 아니라 옥수수를 통해 제대로 읽는 ‘세상’ 이야기!


옥수수가 수천 년 전 중남부 아메리카에서 현재의 습식제분 공장까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종횡무진 하는 동안 우리는 역사상 중요한 사건들과 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항해 시대를 이끈 콜럼버스와 마젤란 같은 항해가가 있었기에 옥수수가 중남부 아메리카에서 우리나라까지 올 수 있었고, 유전법칙을 발견한 멘델 덕분에 더 좋은 옥수수 씨앗을 얻을 수 있었죠. 또 씨앗이 쑥쑥 잘 자라게 하는 질소 비료, 해충을 물리치는 살충제, 잡초를 없애는 제초제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옥수수가 세계 생산량 1등 작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가 전 세계의 역사와 과학, 경제와 환경과 얼마나 가깝게 맞닿아 있는지,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 수 있죠. 그러니까 이 옥수수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옥수수의 고민이 우리에게 중요한 생각거리로 남다 


옥수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머릿속에 이런저런 질문이 자꾸 생겨납니다. 비료를 많이 주면 옥수수 생산량은 많이 늘어나는 대신 강과 바다는 오염되고 물고기가 죽는데 어떡하지? 유전자 조작 옥수수 재배에 대해서 왜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걸까? 자동차와 동물이 먹는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는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일까? 하는 질문들이 책을 덮고 나서도 떠나지 않죠. 옥수수의 고민이 고스란히 우리의 고민으로 남습니다. 우리는 옥수수에게 어떤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옥수수와 전 세계의 사람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고민한다면 세상을 더 넓게 보고, 깊이 이해하고, 크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크는 아이들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16. 01:05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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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 이루어진 책이며 어린이가 만나는 최초의 문학예술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2세부터 3세 사이에 처음으로 그림책을 접하게 되지요.


타샤01어린이에게 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통하여 예술세계로 입문시키는 길잡이, 사회와 자연, 인간을 가르치는 교사,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치유자 역할을 하며, 종교적 철학적 성찰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는 어른이 읽어주는 목소리와 그림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보태어 한 권의 그림책을 읽어냅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한 깊은 뜻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책을 덮는 순간, 아이는 낯설지만 멋진 여행을 마치고, 자기만의 이야기와 감상을 마음 밭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지혜로운 스승, 재미있는 벗


흔히 자식 키우는 것을 농사에 비유하지요.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정성을 양분 삼아 바깥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걸음을 내딛습니다. 비틀비틀,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스스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지요.



이 시기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단어는 50% 이상이 단순명사이며, 이제 막 사물의 이름을 아는 단계에서 벗어나 약간 복잡한 단어의 조합을 시도합니다. 4세 무렵에는 어휘의 20% 정도가 명사이며 동사나 형용사, 부사가 늘어나 이해력과 표현력이 풍부해집니다. 그림책은 이 시기에 중요한 교육적, 유희적 역할을 담당하지요.


0세부터 100세까지, 우리 모두의 삶을 담다


타샤01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그림책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든, 누구의 이야기든 0세에서 100세까지 우리 모두의 삶을 담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이지요.때로는 예술적인 표현으로, 때로는 사랑스러운 놀이로, 때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추상적인 주제, 혹은 무겁고 잔혹한 인간의 모습까지 스스럼없이 담아냅니다. 그러다 보니, 그림책에 관해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런 그림책을 아이들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럴 때마다 주저 없이 대답하곤 합니다. “보여 주세요.” 대부분 어른의 눈높이에서 먼저 선을 긋고 던지는 질문입니다. 또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줄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는 질문이기도 하지요.


다소 어려울 것 같은 책이라도 일단 같이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길 권합니다. 아이들의 마음 밭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보고 들으며 자란 아이들의 마음 밭은 매우 차지고 비옥합니다.


그림책이 가진 교육적, 예술적 힘을 믿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농사를 지어보면 어떨까요.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목소리에는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감정이 배어 있는 문장에는 힘이 있지요.




아이들은 문장의 힘을 느끼면서 글을 깨우치고 세상을 이해합니다. 아이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추면서 그림책을 보는 일이야말로 아이의 마음 밭을 일구는 첫 번째 양분일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 밭에 농사를 짓고 무럭무럭 커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


보는 그림에서 읽는 그림으로


그림책의 ‘그림’은 글과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일일이 설명된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느끼는 대로 반응하고 감상할 수 있지요. 작은 창 안에 펼쳐진 그림, 독자는 그 창을 통해 다양한 세계와 교감하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림책은 원화가 아닌 복제물로 독자와 만납니다. ‘독자’라는 말이 의미하듯 그림책은 그림보다는 읽을거리인 텍스트가 주였고, 그림은 글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를 표현하는 보조수단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예술성보다는 효율성을 우선시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그림책은 그림도 ‘읽는 것’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정지된 한 장면의 그림이 아니라 여러 장면의 페이지가 포개지고 연결되어 많은 공간과 시간을 담아낼 뿐 아니라,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의 이야기가 더해져 그림책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림 속에는 색, 점, 선, 면, 공간, 서체 등이 적절한 역할을 하면서 이뤄내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부터 우리 삶의 깊은 부분까지 그림책의 그림이 하는 이야기는 점점 더 풍부해지고 있지요.


그림책은 현대 회화의 모든 표현법이 동원된 박물관


인쇄술의 발달로 작가의 어떤 표현법도 재현가능하게 되면서 그림책의 그림은 더 많은 이야기,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요. 크레용, 색연필, 연필, 등으로 그려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수채화, 과슈, 유화도 있고, 동판, 모노그램, 실크스크린 등의 판화물이 있으며, 콜라주, 컴퓨터그래픽도 있습니다. 또 이런 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된 작품도 많습니다. 어쩌면 그림책은 현대 회화의 모든 표현법이 동원된 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그림책의 원화를 직접 본다는 것은 책을 통해 보는 것 이상의 아름답고 귀중한 체험입니다.

2016년 꿈꾸는도서관 추천 국내 창작그림책 10선

꿈도 소식 2017. 3. 16. 01:01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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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도서관이 추천하는 2016년 한국 창작그림책 10권 우울하기만 한 국내 출판시장에 단비처럼 들려오는 소식은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우리 그림책작가들의 수상 소식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우리 그림책의 성장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신인을 발굴하고, 작은 힘이나마 우리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고 있는 출판사들의 노력도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삭막하게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그림과 글이 만나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멋진 그림책이 있어 '행복' 한 줌 품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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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은 (지은이) | 김규택 (그림) | 박승규 (감수) | 나는별


어렵고 복잡한 지리 공부를 

노래로 신나게 불러요~! 


노래로 배우는 첫 지리 그림책

「동물농장」, 「꼬마야 꼬마야」, 「두껍아 두껍아」, 「달 달 무슨 달」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요와 리듬감 있는 전통 가락에 우리나라 지명과 핵심적인 지리 정보가 담긴 노랫말을 결합한 ‘노래하는 지리 그림책’이다. 


1. 낯설고 어려운 지명과 지리 용어를 ‘재밌고, 쉽고, 오래 기억하게’ 해요! 

교과목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대다수가 ‘사회’를 가장 싫어하는 과목으로 선택했다. 사회 과목은 용어가 낯설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외워야 할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일까? 바로 ‘재미난 노래로 배우기’이다. 운율감 있는 노랫말에 정보를 담으면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라도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다. 또한 입으로 소리 내고 귀로 들으면서 온몸으로 익힌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노래의 힘은 단순 암기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우리 땅 노래 그림책』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래와 지리 정보를 결합한 지리노래책이다. 아주 친숙한 동요와 전통 가락에 지리 정보를 담아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2. 베타테스터 엄마와 아이들이 효과를 검증했어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리 노래를 불러 보게 했는데, 모두 노래 교육의 효과에 놀라워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리듬에 노랫말만 바꿔 부르기 때문에,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모두 재미있게 불렀다.

“한번 같이 불러 본 후엔 혼자서 하루 종일 흥얼흥얼대더라고요. 그러더니 노랫말에 나온 지명을 저절로 외우더군요.”(문래동 해민이 엄마)

“우리 아이는 「천자문」 가락으로 부르는 ‘깔깔 마을 타령’을 제일 좋아해요. 목욕리, 연탄리, 목소리, 설마리 같은 이름의 동네가 진짜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저도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고요.”(판교 유현이 엄마) 


3. 우리 땅의 이름, 위치, 자연환경, 생활문화 등 핵심적인 지리 정보를 담고 있어요!

이 책은 지리 영역의 기본적이고핵심적인내용을 포괄할 수있도록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 우리나라행정구역, 특별시와 광역시, 주요 기차 노선 등 기초 지리 지식을 다루고 있다.

-2장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과 강, 섬, 평야, 기후 등 주요 지형과 자연환경을 다루고 있다.

-3장 : 최근 가족 여행이나 체험 학습을 통해 쉽게 접하는 지역별 특산물, 축제, 먹거리 등 생활문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4. 지도 읽는 재미를 알려 주어요!

이 책에서는 곡마다 노랫말과 함께, 그에 알맞은 정보 그림과 지도를 보여 주고 있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노랫말에 나오는 지명을 지도에서 찾아보게 하고, 이를 통해 지명과 지리적 위치 및 특성 등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지도 읽는 재미를 통해 노랫말에 없는 새로운 지역까지 스스로 찾아보는 발견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5. 초등 사회 교과과정과 연계, 학교 수업에도 도움이 돼요! 

이 책에는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지리 영역의 기초적인 내용이 골고루 담겨 있다. 3학년 1학기의 지도를 이용하여 고장의 위치를 알아보는 학습 단원부터 6학년 1학기의 우리 국토의 다양한 지형을 알아보는 내용까지 기초적인 지리 교과 내용은 모두 다루고 있는 것이다. 


6. 우리 땅을 예쁘게 색칠하고, 재미난 퀴즈도 풀 수 있어요!

책의 끝부분에 지금까지 보던 지도 포스터와는 전혀 다른, 지명과 위치를 표시한 지도 포스터가 들어 있다. 각 도의 경계나 전국의 시, 군 단위의 경계를 표시해서 아이들이 쉽게 지명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책의 지도 포스터는 가장 최신 행정구역(2014년 10월 기준)을 반영하여 정확하게 제작된 것이다. 더불어 지도 포스터에는 이 책에 나온 정보를 퀴즈로 풀어 보는 장치와 아이가 알게 되거나 다녀온 우리 땅에 자기 나름대로 색칠하거나 표시하여 ‘나만의 우리 땅 지도’를 만들어 볼 수 있게 하였다.


7. 노래 CD가 따로 없어도, 누구나 쉽고 재미나게 부를 수 있어요!

이 책에 실린 노래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어려서부터 익히 불러 왔던 아주 친숙한 노래들이다. 「동물 농장」, 「꼬마야 꼬마야」, 「장난감 기차」, 「리 리 리 자로 끝나는 말은」, 「가자 가자 감나무」, 「두껍아 두껍아」, 「어디 까지 왔니?」, 「달 달 무슨 달」, 「똑같아요」, 「앞니 빠진 중강새」, 「구슬비」, 「나란히 나란히」, 「강강술래」, 「고기잡이」, 「하나 하면」, 「천자문」 등 모두 1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곳에서든 누구든 한 사람이 부르기 시작하면, 아주 친숙한 멜로디 덕분에 금세 누구든 따라 부를 수 있다. 그래도 모르는 노래가나온다면어떻게해야 할까? 인터넷「나는별 블로그 (http://blog.naver.com/fstarbook)」 에 놀러 오면 아이들이 부른 귀엽고 신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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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 ㅣ 다온북스


“왜 이토록 아프고 처절한 상처들의 기록을 읽어야만 하는가?”


나를 진정으로 아프게 하는 것들, 

내 안의 가장 깊은 상처와 마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인문적 성찰 


인생의 공통점은 불행이다. 살면서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를 못 느껴본 사람은 있어도 자신이 불행하고, 지금이 바로 절망의 때임을 깨닫지 못해본 사람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리라는 위로도 허망하다. 세상은 어떤 식으로든 인생을 괴롭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세상살이를 거듭하는 동안에 여기저기 긁히고 뜯기고 쓰라린 상처가 생겨난다. 어떤 상처는 나를 더 단단한 인간으로 성장시키지만, 어떤 상처는 나를 꽁꽁 가둔 채 움츠러들게 만들 수도 있다. 


외면하고, 피하고 싶고,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결국 상처에 얽매이게 만든다. 불편하고 아픈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만이 족쇄 같은 상처에서 벗어나 두려움 없이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서 나답게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상처의 인문학』은 여든일곱의 노(老)작가가 절망 속에서 헤맬 때, 묵묵히 곁을 지키며 아픔의 길을 함께 걸어온 작품과 그 작가들에 대한 기록이다. 


문학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세상에 작가 김욱은 이 책을 통해 과연 문학이라는 예술이 존재하는 까닭이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네 척박한 인생살이에 어떤 변화를, 혹은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지 몸소 보여준다. 그리하여 누구나 상처를 통해 스스로 자기 생을 구할 수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출구를 찾을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28편의 작품과 그들의 삶에서 건져올린 시련의 의미

“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는 마흔한 살의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데뷔했다. 신문사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며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소설을 완성했다. 하지만 신문사에서 허드렛일을 도맡는 잡부가 소설을 써서는 안 된다는 세상의 시선에 상처를 받고 자신에겐 처음부터 문학을 지망할 자격조차 없었다는 것인가, 절망하곤 했다. 작가 김유정은 말더듬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짝사랑하던 여자에게도 처참하게 차였다. 프란츠 카프카는 부유하고 잘난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발버둥쳐야만 했던 예민하고 소심한 아들이었다. 박완서는 엄마와 소설가라는 직업 사이에서 동분서주한 워킹맘 선배였다.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이들 모두는 자신의 열등감, 수치심, 치욕스러운 기억을 자양분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꾸려나갔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들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써내려간 작품의 메시지는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내 안의 상처, 늘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원인도 모르게 찾아오는 공허함과 불안함을 가장 정확하게 끄집어낸다. 문학이라는 거울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이것이 문학이 가진 치유의 힘이다. 

여기에 어둡고 초라한 모습마저 감추지 않고 기꺼이 드러내는 작가 김욱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더해져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인식하고, 인정하고, 수정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이 바로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이다. 


상처와 아픔이 없었던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느끼는 초조함, 사회와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외부의 압력, 부조리한 세계와의 충돌 속에서 불안과 고뇌, 좌절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자 비애일지 모른다. 지금 여기, 우리의 청춘만 아픈 것은 아니었다. 28편의 작품과 작가의 아픈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 김욱이 겪어냈던, 그리고 지금 우리 세대가 감내해야 하는 상처의 궤적이 동일하게 그려진다. 억압과 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의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인간은 상처를 통해 넘어지고 빼앗기고 좌절하는 데서 멈추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여기 소개된 작가들의 아픔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게 된다면 때론 공감하며, 때론 분노하고, 감동하며 상처를 넘어서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아픈 기억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한층 넓고 깊어진 시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상처의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 쓰여졌다. 넘어지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공간들, 빼앗긴 후에야 알게 되는 진실로 소중한 것들을 알려주고, 좌절이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음을 일깨운다. 작가 김욱을 거쳐 전해지는 이 담담한 희망의 메시지가 절망과 좌절과 포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오늘도 지쳐가는 청춘에게 작은 위로와 두근거림으로 남을 것이다.



스페이스미션 - 우주를 둘러싼 비밀스런 임무

꿈도 소식 2017. 3. 5. 23:56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홈페이지(http://www.jpl.nasa.gov)에 들어가본 적이 있으신지요? 웬만큼 우주에 관심이 있지 않는 한은 일부러 들어가볼 생각은 안 들 겁니다. 무엇보다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과학을 쭉 좋아해온 ‘과학덕후’지만, 굳이 나사 홈페이지에 찾아가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스페이스 미션-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찾아 떠난 무인우주탐사선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플루토, 2016년 7월 22일 출간) 작업을 하면서는 아예 열어놓고 일할 수밖에 없었죠.




이 책은 나사와 유럽우주기구가 우주로 보낸 무인우주탐사선들 중 11개 미션을 고르고 골라서 소개한 일종의 우주탐사 역사서거든요. 작업 중 궁금한 게 있으면 나사와 유럽우주기구 홈페이지에서 거의 다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일단 그 광대함에 놀랍니다. 그동안 진행했던 우주탐사 미션들의 모든 것, 그 미션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매일매일 오늘의 사진과 뉴스가 뜨고요, 생각 없이 클릭질을 계속하다 보면 우주선 등의 장치를 만드는 제트추진연구소(http://www.jpl.nasa.gov)나 허블이 찍은 아름다운 사진들을 엄청나게 담고 있는 허블 유산 프로젝트(http://heritage.stsci.edu) 등 다양한 관련 사이트의 바다로 빠지고 맙니다. 그러다가 ‘헉!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지?’정신을 차려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죠.


네~ 일이고 뭐고 그냥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어요. 영어는 문제가 아니었죠. 우리에겐 조악하나마 ‘번역기’가 있고, 무엇보다 나사 홈페이지에는 아름다운 우주사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 미션》 11장에서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소개합니다. 허블은 저 먼 우주가 아니라 지구대기권 끄트머리 지구저궤도에 위치한 망원경입니다. 그 위치 덕분에 우주비행사들이 다섯 번이나 목숨을 걸고 정비를 하기도 했죠. 이 정비 미션은 영화 <그래비티>의 모티브가 되기도 합니다. 허블은 여러 번의 정비를 거쳤다고 해도 30년이나 된 망원경이다 보니 최신 망원경에 비해 조금 성능이 떨어지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여러 가지 뛰어난 과학적 성과를 남기고 있고, 무엇보다 엄청나게 아름다운 우주사진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보통사람들에게 허블은 우주망원경의 대명사지요.



허블이 찍고 전문가의 세심한 보정을 거친 우주사진들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도대체 저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궁금하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겸손해지죠.


애초에 나사가 우주망원경이 보내온 사진들을 예쁘장하게 보정해서 일반에 공개할 때, 이건 가짜 사진이라고,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반대한 과학자 분들도 계셨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금 나사 등에 올라오는 우주사진들의 대부분은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뿐 아니라 볼 수 없는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의 영역에서 찍은 이미지를 우리가 마치 눈으로 본 것처럼 가시광선용(?) 이미지로 보정하고 합성한 사진입니다. (이 작업은 매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칩니다.)우리가 직접 우주로 나간다면 별들이 가시광선을 마구 쏘아대지 않는 한 저런 화려한 장면은 볼 수 없어요. 사정이 이러니 과학자들이 비판할 만도 하지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죠. 앞서 말했듯이 우주사진을 보면서 감탄하는 사람들은 예쁜 사진에 감동받기도 하지만,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감, 겸손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우겠죠. 꼭 우주에 대해서만일까요? 우리는 지구 위 우리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경외감과 겸손함을 느끼게 됩니다. 《스페이스 미션》에는 허블 유산 프로젝트의 책임자 키이스 놀의 다음과 같은 말이 소개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나는 우리의 사진들을 벽에 붙여놓은 아이들이 우주란 과연 어떤 모습이며 그런 이국적 장소들을 여행하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리라 기대했습니다. ...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한 바는 몇 장의 사진들을 통해 아이들이 삶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막히는 도로로 출근하고 월급을 받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랍니다. 우주가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운지 ... 아이들이 우리의 사진들을 보면서 언제까지나 그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허블뿐이 아니겠죠?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우주탐사 미션들이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우주를 내면화’하도록 합니다.


우주탐사 미션에서 미국은 독보적이죠. 요새는 여러 가지 이유로 다국적으로 미션이 진행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국의 힘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미국의 경제력, 기술력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렇게 우주가 내면화되어 있는 미국의 사회 분위기도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국인 특유의 ‘오지라퍼’정신이 우주로까지 뻗쳤어요.


여기에 나사의 노력도 눈물겹습니다. 나사는 큰 조직이지만, 역시 의회로부터 예산을 받아와서 운영해야 하는 정부 조직이죠. 그래서 예산에 따라 여러 프로젝트들에 부침이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챌린저호 폭발사건처럼 인명이라도 희생되면 정말 큰일이었죠.





나사는 그래서 예전부터 대중친화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왔습니다. 근래에 영화 <마션>이 나사 홍보영화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NASA PPL’이 대단했죠? 나사가 화성 유인탐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스페이스 미션》에는 재미있는 사례로 1960~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스타 트렉> 시리즈와 나사의 긴밀한 관계를 소개합니다. 나사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스타 트렉> 의 시청률이 오르고, 드라마 시청률이 오르면 의회의 자금지원이 늘어나고...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우주로, 우주로’의 꿈은 계속 커지고요.


또 ‘나사’라는 조직 자체의 존재도 있겠죠. 《스페이스 미션》에는 여러 과학자들이 등장하는데요, 자신이 대학원생이었을 때 견학 간 나사에서 바이킹 호가 보내온 화성의 맨 얼굴을 보고 순간 매혹돼 평생을 ‘화성탐사로버’ 미션에 투신한 과학자 스티븐 스콰이어스의 이야기도 소개됩니다. 또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나사에서 10세에서 17세 사이의 어린 학생들에게 가상 임무에 참여하거나 실제 임무를 하루 경험해보는 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요, 몇 년 후 이 참가자들을 추적 조사해봤더니 대부분이 과학이나 우주과학 관련한 공부를 하고 이 분야 산업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뭐 물론 이런 사람들은 미국 안에서도 극히 소수겠지만, 이런 시스템이 있는 사회와 아닌 사회는 다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물론 무서운 부분도 있습니다. 미국이 자꾸 ‘우주정복’을 하려고 해요. 많은 미국 기업들이 민간 우주비행, 자원 채굴을 위한 소행성과 혜성 탐사 등을 상상만이 아니라 실제로 준비하고 있거든요. 능력이 되니까, 자본이 되니까 우주로 나가네요~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이런 사회가 솔직히 많이 부럽긴 합니다. 《스페이스 미션》을 통해 여러 탐사미션의 과학적 의미, 역사, 뒷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지적 충만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작업하는 내내 부러웠어요. 한국 사회도 ‘우주의 꿈’을 가득 안고 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요.


아직까지《스페이스 미션》 같은 책은 여전히 미국에서만, 나사의 도움을 얻어야만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주탐사에 있어 나사야말로 그 방대한 경험과 자료들의 보물단지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 스페이스 미션의 역사를 엮은 두툼한 책이 나올 날이 있겠죠? 그러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