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책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30. 12:03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겁이 많고 다부지지 못해서, 생애 첫 친구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다. 어머니는 소꿉놀이하는 동네 또래들 속에 나를 앉히고는 빨간 벽돌로 고춧가루 곱게 빻아 주며 로비를 하셨다. 처음. 시작.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땀나게 하는 단어들이다. 어쩌면 매일의 오늘이 처음이니 날마다 긴장한 채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속도에 놀라고, 부족한 처세에 마음이 허기질 때면 나는 동화를 읽었다. 동화란 나에게 세상의 치타 질주를 펭귄 걸음으로 쫓다가 발목이 욱신거릴 때면 눕게 되는, 광목에 풀 먹여 홑겹으로 시친 이부자리 같은 것이다.


오랜 동화 읽기는 자연스럽게 ‘동화를 쓰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7년 전 어느 날 나는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기와 쓰기는 달랐다. 오랜 친구 같던 동화가 막상 쓰기 시작하자 새 학기 처음 만난 옆자리 동무처럼 낯설었다. 많이 읽으면, 많이 쓸 수 있고, 좋은 동화를 읽으면, 좋은 동화를 쓸 수 있다는 말을 공식처럼 믿었지만, 공식은 공식일 뿐 실전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도움이 된 건 친구들이었다. 정기적으로 만나 합평을 하고,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동시를 읊어 주는 친구들에게 위로 받으며 지난한 시간을 함께 버텼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피워낸 이야기꽃이 세상 밖에서 사람들과 만나기를 소망한다. 2016년 봄, 나에게도 오랜 소망의 기회가 찾아왔다. 나의 첫 책 <고릴라 미용실>의 출판 제의를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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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지은이) ㅣ 홍찬주(그림) ㅣ 노란돼지

온종일 꼼짝도 하지 않는 귀차니즘 대왕 도도.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또 먹고, 또 자고……
계속 게으름을 부리면 마을에서 쫓아내겠다는 
동네 고양이들의 경고에 
한 마리, 두 마리 생쥐를 잡다보니 
어느새 날쌔고 힘센 고양이로 변신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는데…… 
- 돼지인지 고양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게으른 고양이 도도의 
변화되는 과정을 경쾌하게 담아내.

- 편안함에 길들여진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도도. 
그러나 주인아줌마 집에서 쫓겨난다는 경고를 듣고서야 
현실을 깨달아 가는데…… 

- 생쥐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 몸을 던지는 
도도의 눈물겨운 모습에서 누구나 노력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쑥쑥! 

- 진정한 고양이 모습을 찾아가는 도도의 노력에 박수를.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꿈북맘 2017. 3. 28. 11:17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바지 위에 팬티를 입는 특별한 엄마와
그런 엄마가 창피한 아이의 이야기!
과연 아이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김수정 ㅣ 김태란 ㅣ 북극곰 


“파란 바지 위에 빨간 팬티,
못말리는 슈퍼맨 엄마가 온다!”

요가를 하는 특별한 엄마,
평범하지 않은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

아이들 눈에 비친 엄마는 어떤 모습일까요? 맛난 음식을 만들고, 어려운 숙제를 도와주고, 모르는 것을 척척 알려주고……. 엄마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대단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꼭 슈퍼맨처럼이요. 그런데 엄마가 보통 사람과 조금 다르다면 어떨까요?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유별난 행동을 한다면 말이에요.
책고래마을 열두 번째 그림책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는 특별한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요가’를 하는 엄마 이야기지요. 아이는 요가복을 입고 동네를 다니는 엄마가 못마땅합니다. 게다가 엄마는 맨날 몸으로 이상한 동물을 만들지요. 그림책을 더 읽어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평범하지 않은 엄마가 창피한 아이. 하지만 체육대회를 계기로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엄마, 아빠이길 바랍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일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지요. 때로는 아이들 보기가 멋쩍은 순간도 있고, 감추고 싶은 모습도 있습니다. 남들의 따가운 눈초리나 수군거림을 묵묵히 견뎌내야 하기도 하지요. 철없는 친구들에게 놀림 받으며 아이들은 더러 마음이 다치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는 이런 고민을 읽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야기를 빚은 김수정 작가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합니다.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라고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생겨나는 상처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족이기에 더 깊이 이해하고 끌어안을 수 있지요.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는 가족, 그리고 관계에 대해서 돌아보게 합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의 마음을 살피게 되고, 아이는 부모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지요. 가족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떨까요?

엄마가 바지 위에 팬티를 입고 동네를 다녀요!
어린 시절에는 별것 아닌 일이 자랑거리가 되기도 하고, 놀림감이 되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욱더 그렇지요. ‘○○ 아빠는 힘이 세.’ ‘○○ 엄마는 예뻐.’ 기분 좋은 말을 들은 아이들은 한껏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시무룩해서는 말수가 줄어들지요. 자존심을 다친 아이가 달려들어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 속 아이도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푹 숙입니다. 아이의 엄마는 조금 특별했거든요. 바로 요가를 하는 엄마였지요. 엄마는 요가할 때 입는 옷차림으로 동네를 다녔습니다. 그 모습이 꼭 바지 위에 팬티를 입은 것 같았지요. 동네 사람들이 힐끔거려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저기를 누볐어요. 아이 친구들은 “혹시 옷 입는 순서를 모르는 거 아냐?”, “너희 엄마 슈퍼맨이냐?” 하고 놀렸어요. 그 뿐만이 아니에요. 집에서도 틈만 나면 몸으로 토끼, 고양이, 낙타 같은 동물을 만들었어요. 아이는 그림책을 더 읽어 주기를 바랐는데 말이에요.
그러던 체육대회 날,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친구들이 엄마를 보며 손뼉을 치고 놀라는 거예요. “슈퍼맨처럼 엄청 빨라!”, “데굴데굴 구르기 선수 같아!” 엄마가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입을 모아 칭찬했지요. 아이는 목을 쭉 빼고 말했습니다. “우리 엄마야!”
차츰 아이의 눈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요가 자세를 관심 있게 살펴보지요. ‘우리 엄마는 나무처럼 끄떡없이 오래 서 있을 수도 있고, 커다란 아치 모양 다리도 만들 수 있어요.’, ‘모양자보다 멋지게 삼각형과 사각형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자랑합니다. 창피하고 싫었던 엄마의 요가가 어느새 ‘자랑거리’가 된 거예요.

‘다름’은 ‘틀림’이 아니에요
솔직하고 당당하게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직 우리 사회는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 겉모습이 튀어 보이는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거리를 두려고 하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또래들 중에서 어딘가 도드라지는 아이들은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에서 엄마의 독특한 옷차림이나 행동이 눈총을 받았던 것처럼이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가 다릅니다. 생김새부터 가치관, 마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등등 모든 것이 한 사람처럼 똑같지는 않아요.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하는 일에 대해서, 하루하루 일상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은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오해가 쌓이곤 해요.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에서 아이가 엄마에게 불만을 가졌던 것처럼 말이에요. 이따금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체육대회 날 엄마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우쭐해진 것처럼 말이에요. 잘하는 모습, 멋진 모습이 아니면 어때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면 그만이지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아이의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우리 엄마는 바지 위에 팬티를 입어요》의 발랄하고 경쾌한 이야기는 보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합니다. 재치 있는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지요. 한편 책장을 덮고 나면 가족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개성 넘치는 엄마 이야기를 읽어 보세요.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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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뭐했냐면요

꿈북저널, 책이 문화가 되는 길 2017. 3. 24. 16:21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 <우리, 집(진주·진경 지음, 고래뱃속, 2015)>


사실 나는 엄청난 ‘집순이’다. ‘우리 집’만큼 안락하고 편안하고 조용하고 따뜻한 곳이 또 있을까? 표지만 봐도 졸음이 쏟아질 것 같은 《우리, 집》처럼 말이다.


나의 아이들도 생각이 비슷할 거라고 여겼다. 그리하여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다. 나름 아이들과 미술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고 영웅놀이도 하면서 말이다. 아직 어린 벚꽃양은 물론 활동량이 엄청난 일곱 살 고등어군도 큰 불만 없이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적어도 ‘그 종합장’을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지난 2월, 고등어군이 만 4세 반을 졸업하며 그동안 어린이집에서 활동했던 학습결과물을 가져왔는데, 그중 하나가 ‘주말 지낸 이야기’를 정리한 종합장이다. 이런 걸 했었구나, 기특하면서도 귀여웠다. 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겨났다. 처음으로 아이의 그림일기를 보는 느낌이랄까? 우리 아들은 주말에 뭐 한다고 생각했을까?


작품명 : 주룩주룩, 비를 맞아봤어요(그림 상단의 ‘6’인지 ‘사과그림’인지 모를 기호(?)가 ‘비’란다!)



작품명 : 수영장에 가서 놀았어요(그림 주변에 물이 번져있는 이유는 수영장이라서 물을 칠했기 때문이란다.)
아이의 설명이 재미있어서 계속 넘겨보는데 고등어군이 쓴 일기 중에 자주 등장하는 글자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림도 비슷했다. 자세히 보니, 낱말이 아닌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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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크는 아이들 - 꿈북저널

꿈도 소식 2017. 3. 5. 23:39 Posted by 꿈꾸는 도서관




그림책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 이루어진 책이며 어린이가 만나는 최초의 문학예술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2세부터 3세 사이에 처음으로 그림책을 접하게 되지요.


타샤01어린이에게 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통하여 예술세계로 입문시키는 길잡이, 사회와 자연, 인간을 가르치는 교사,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치유자 역할을 하며, 종교적 철학적 성찰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는 어른이 읽어주는 목소리와 그림으로 세상을 만나고, 글을 읽기 시작한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보태어 한 권의 그림책을 읽어냅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한 깊은 뜻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책을 덮는 순간, 아이는 낯설지만 멋진 여행을 마치고, 자기만의 이야기와 감상을 마음 밭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지혜로운 스승, 재미있는 벗


흔히 자식 키우는 것을 농사에 비유하지요.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정성을 양분 삼아 바깥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걸음을 내딛습니다. 비틀비틀,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스스로 농사를 짓기 시작하지요.



이 시기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단어는 50% 이상이 단순명사이며, 이제 막 사물의 이름을 아는 단계에서 벗어나 약간 복잡한 단어의 조합을 시도합니다. 4세 무렵에는 어휘의 20% 정도가 명사이며 동사나 형용사, 부사가 늘어나 이해력과 표현력이 풍부해집니다. 그림책은 이 시기에 중요한 교육적, 유희적 역할을 담당하지요.


0세부터 100세까지, 우리 모두의 삶을 담다


타샤01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그림책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든, 누구의 이야기든 0세에서 100세까지 우리 모두의 삶을 담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이지요.때로는 예술적인 표현으로, 때로는 사랑스러운 놀이로, 때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추상적인 주제, 혹은 무겁고 잔혹한 인간의 모습까지 스스럼없이 담아냅니다. 그러다 보니, 그림책에 관해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런 그림책을 아이들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럴 때마다 주저 없이 대답하곤 합니다. “보여 주세요.” 대부분 어른의 눈높이에서 먼저 선을 긋고 던지는 질문입니다. 또 아이의 질문에 대답해줄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하는 질문이기도 하지요.


다소 어려울 것 같은 책이라도 일단 같이 보면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길 권합니다. 아이들의 마음 밭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깊습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보고 들으며 자란 아이들의 마음 밭은 매우 차지고 비옥합니다.


그림책이 가진 교육적, 예술적 힘을 믿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농사를 지어보면 어떨까요. 엄마 아빠가 읽어주는 목소리에는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감정이 배어 있는 문장에는 힘이 있지요.



아이들은 문장의 힘을 느끼면서 글을 깨우치고 세상을 이해합니다. 아이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추면서 그림책을 보는 일이야말로 아이의 마음 밭을 일구는 첫 번째 양분일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 밭에 농사를 짓고 무럭무럭 커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림책이 될 것입니다.


보는 그림에서 읽는 그림으로


그림책의 ‘그림’은 글과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일일이 설명된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느끼는 대로 반응하고 감상할 수 있지요. 작은 창 안에 펼쳐진 그림, 독자는 그 창을 통해 다양한 세계와 교감하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타샤01그림책은 원화가 아닌 복제물로 독자와 만납니다. ‘독자’라는 말이 의미하듯 그림책은 그림보다는 읽을거리인 텍스트가 주였고, 그림은 글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를 표현하는 보조수단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예술성보다는 효율성을 우선시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그림책은 그림도 ‘읽는 것’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정지된 한 장면의 그림이 아니라 여러 장면의 페이지가 포개지고 연결되어 많은 공간과 시간을 담아낼 뿐 아니라,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의 이야기가 더해져 그림책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림 속에는 색, 점, 선, 면, 공간, 서체 등이 적절한 역할을 하면서 이뤄내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부터 우리 삶의 깊은 부분까지 그림책의 그림이 하는 이야기는 점점 더 풍부해지고 있지요.


그림책은 현대 회화의 모든 표현법이 동원된 박물관


인쇄술의 발달로 작가의 어떤 표현법도 재현가능하게 되면서 그림책의 그림은 더 많은 이야기,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요. 크레용, 색연필, 연필, 등으로 그려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수채화, 과슈, 유화도 있고, 동판, 모노그램, 실크스크린 등의 판화물이 있으며, 콜라주, 컴퓨터그래픽도 있습니다. 또 이런 방법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된 작품도 많습니다. 어쩌면 그림책은 현대 회화의 모든 표현법이 동원된 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그림책의 원화를 직접 본다는 것은 책을 통해 보는 것 이상의 아름답고 귀중한 체험입니다.



※ 본 글은 꿈꾸는도서관의 프리미엄 원화전시 신청시 아래 가이드 형태로 제공됩니다. 
프리미엄 원화전시 바로가기


우현옥
오랫동안 어린이 책 기획자 및 작가로 일했어요.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바다로 간 자전거」로 당선했어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했어요. 지은 책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의 유령』, 『마술피리』, 『나도 키 크고 싶어』, 『진실은 힘이 세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그래도 널 사랑해』,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나눠요』 등이 있어요.

(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토리 카드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구름을 이렇게 잘 그린 책이 또 있을까요?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서정시처럼 다가온 우리 그림책!

- 너무 평범한 하루에 바람 한 점 불다


커다란 구름이

따그르르륵 바람이 불자

천천히 미끄러졌다.


이번엔 조막만 한 구름이

빨래가 펄럭펄럭하니까

종종종종 간다.


이번엔 기일쭉한 구름이

바람도 별로 없는데

가야지 가야지 하고 간다.

가락에 맞춰 노래하며 보는 상쾌한 그림책!

구름을 이렇게 잘 그린 책이 또 있을까요? 구름을 이렇게 시원하게 노래한 책이 또 있을까요? 이해진 작가의 그림을 보면 그렇게 가볍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무겁지도 않습니다. 어찌 보면 가볍고 어찌 보면 무겁기도 한데, 가락이 살아 있는 시와 함께 보면 발걸음이 가벼워지듯 그림도 매우 경쾌해집니다. 

비오는 구름을 보아도 전혀 무겁지가 않아요. 개구쟁이 먹구름 같아요. 그렇게 커다랗던 구름이 비를 흠뻑 쏟아낸 뒤에 어떻게 가는지 한번 보세요. 정말 너무너무 귀엽지 않나요? 

호울쭉해져서 간다. 

호올쭉해져서 간대요, 글쎄. 더워도 덥지 않을, 추워도 춥지 않을 구름 그림책 한 권. 기다랗고 커다란 구름책 한 권, 집에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아마 볼 때마다 노래하고 싶고, 춤추고 싶어질 거예요. 첫 그림책으로 우리 곁에 태어난 이해진 작가님, 고맙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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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자유롭지 않을지도 몰라! '정말 자유롭다는 것은 무얼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었을까?' '혹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세상을 뱅뱅 돌고 있지는 않을까?'

조우(지은이)ㅣ반달

이 책에 나오는 새는 알에서 태어나자마자 새장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캐노피에 갇히고, 성에 갇혔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면 그 새는 새장에서 평생 살아가야 했겠지요. 새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새라는 사실을 알았거든요. 새는 날아야 합니다. 날아야 하는 존재로 태어났지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새의 자유는 꼬여만 갑니다. 이 책 속에 또다른 책 속에 갇혀 있는 새였으니까요. 새는 어찌어찌하여 책 뒤표지까지 가고, 또 책에서 나오기까지 합니다. 드디어 자유롭게 날 수 있을 것 같지요? 그러나 더 기막힌 일이 일어나지요.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그림책도 바로 새를 가둔 새장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이 새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요.

배치와 구성을 촘촘하게 엮어 만든 그림책

이 그림책의 그림은 다른 그림책들의 그림과는 사뭇 다릅니다. 조우 작가는 익숙한 붓을 버리고, 수많은 모양 조각을 파서 찍었습니다. 그런 다음 여러 가지 모양을 잘 어울리게 해 구성화 같은 그림을 빚었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보니, 대칭이 살았고 가락이 살았습니다. 빛깔도 함부로 안 쓰고, 천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그림에도 하나하나 수를 놓았습니다. 

여러분도 여러가지 조각을 만들어 <나는 나는 새>에 나오는 그림처럼 만들어 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멋진 그림이 나올 거예요.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직접 책 속의 새를 자유롭게 해 주는 일이에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책을 처음부터 끝가지 펼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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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렵지만 가장 흥미진진한 숨바꼭질! 숨바꼭질은 눈이 보여도, 코가 보여도, 엉덩이가 보여도 안 되죠. 단순하지만 예술미가 넘치는 숨바꼭질을 보여주는 우리 창작 그림책!

송현주(지은이)ㅣ반달

단순하지만 예술미가 넘치는 숨바꼭질을 보여주는 우리 창작 그림책입니다. 한 마리 강아지가 숨바꼭질을 하려고 해요. 누군가 숨바꼭질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눈이 보이면 안 돼.", "코가 보여도 안 돼.", "엉덩이는 말도 안 돼." 하고 말이죠. 방 안에 있던 강아지는 이제 문을 열고 밖으로 달려 나갑니다. 그러더니 또 감쪽같이 숨어 버려요. 

그런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강아지는 어떻게 숨바꼭질 대장이 되었을까요? 정말 강아지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숨바꼭질의 비밀을 다 알아차린 걸까요?

밖으로 나간 우리 아지는 정말 어디에 숨었을까요? 아, 찾았어요 찾았어! 민들레 사이에 숨은 우리 아지, 고추밭 도랑 사이에 숨은 우리 아지, 염소가 된 것처럼 감쪽같이 숨은 우리 아지... 모두모두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알고 봤더니 우리가 알고 있던 숨바꼭질은 아닌 것 같아요. 숨바꼭질이라면 몸이 안 보이게 꼭꼭 숨어야 하는 일인데, 아지를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거든요. 

우리 아지는 그저 신나게 놀기만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민들레 사이에서 뒹굴거린다든지, 빨랫줄 기둥에 오줌을 눈다든지, 고추밭 고랑에서 물놀이를 한다든지, 수박이 먹고 싶어서 낑낑댄다든지 하는 일만 한 것 같단 말이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언가에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은가요? 맞아요. 이 그림책은 정말 숨바꼭질을 보여주진 않아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정말 속은 것이죠. 송현주 작가는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숨바꼭질을 보여주려 하진 않았어요. 책으로 할 수 있는 색다른 숨바꼭질을 보여주고 싶었지요.